커다란 몸집에 날카롭게 빛나는 눈을 가진 호랑이. 현재 호랑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경보 목록에도 올라 와 있는 ‘멸종위기종’입니다. 최근 호랑이를 보호하면 다른 생물, 심지어 사람에게까지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줄무늬들을 넘어(Beyond the Stripes)’라는 보고서를 내고 “호랑이 서식지를 살리면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의 약 8억 명을 위한 수자원을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 호랑이의 서식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사이 1만㎢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열대림인 순다르반 국립공원부터, 부탄의 설산(雪山) 위 온대림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데요. 여기엔 최소 9개의 배수 분지(강과 호수로 흐를 빗물이 모이는 곳)가 있는데 이곳에 저장된 물은 무려 8억3,000만 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숲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이 보존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네요. WWF는 그 밖의 다른 호랑이 서식지를 살릴 때의 이점도 함께 설명했는데요. 우리와 가까운 러시아와 극동지방의 서식지를 살리면, 연간 13만 톤의 탄소 발생량이 줄고, 2014년 기준으로 연 6,000만 달러(약 654억 6,60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잣 농사도 지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날이 늘어가는 개발로 호랑이의 서식지는 20세기 초반에 비해 95%가량이 줄었습니다. 호랑이뿐만 아니라 오랑우탄, 코뿔소 등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산림면적이 50 % 이상 감소했습니다. WWF의 마이클 발처 ‘호랑이 살리기(Tigers Alive)’팀의 대표는 "야생 호랑이를 보호하면, 수많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 및 생태계를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호랑이 보호 운동, 단순히 ‘호랑이’만을 위한 일이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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