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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사우디 ‘최초 여성 대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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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사우디 ‘최초 여성 대사’ 보낸다

입력
2017.12.20 15: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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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여성 시민들이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여성 시민들이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적용해 성차별 관습이 만연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사상 최초로 여성 대사가 부임한다.

벨기에 공영 VRT방송은 19일(현지시간) 도미니크 미너 현 주아랍에미리트(UAE) 벨기에 대사가 내년 여름 사우디 대사로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에 여성 대사가 부임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10년 조지아가 사우디를 함께 관할하는 쿠웨이트 대사로 여성을 임명한 적이 있으나 이후 사우디에 새 대사관을 개설할 때는 남성 대사를 보냈다.

벨기에의 이번 결정에는 최근 사우디의 여성 운전 허용 등 잇따른 개혁뿐 아니라 지난 4월 사우디의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진입 소동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벨기에는 일부 유럽 국가와 함께 사우디를 유엔의 성평등 전문 기구인 CSW 위원국으로 선출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사과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국제 사회에서 실추된 명예를 만회하기 위해 첫 여성 대사 임명이라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계기가 무엇이든 미너 대사의 부임은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세계 여성 활동가들은 서방 주요국을 향해 사우디 등 성차별 국가에 여성 대사를 보내라고 요구해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는 2013년 “사우디에 여성 대사가 부임하면 사우디 국왕이 그들과 직접 대화하게 될 것”이라며 "여성 대사 20명이 이란 대통령 앞에 있는 환상적인 장면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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