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는 분명 기대작이다. 많은 팬층을 가지고 있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저승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다룬 만큼 그동안 대한민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방대한 분량의 CG가 사용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400억을 들여 충무로 최초로 1, 2편을 동시에 제작한 블록버스터이며,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를 비롯해 이정재, 도경수, 김수안, 김하늘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2017년 최고의 기대작,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작품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동시에 ‘신과함께’는 비기대작이기도 했다. 영화화되면서 ‘신과함께’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이에 원작 웹툰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던 일부 팬들은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실망했으며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원작의 팬이기 때문에 무조건 봐야겠다는 측과 달라졌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측이 팽팽히 맞서게 된 것이다.
이는 원작이 있는 모든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원작이 있을 경우 팬들은 이미 자신의 머리에서 한 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해 놓고 새 작품을 기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기대와 다른 경우 실망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작이 있다고 하더라도 새 작품은 엄연히 별개의 콘텐츠다. 원작이 있는 영화에 대해 그저 텍스트를 그대로 영상화시키는 것이라고 제한된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감독이라는 창작자와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작품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원작과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매체 특성이 더해져 더 좋은 콘텐츠가 된다면 원작을 넘어 새로운 소비층을 생산해낼 수 있다. 특히 ‘신과함께’의 경우 원작의 모든 것을 다 그려내기에는 방대한 분량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영화화하기 위해 캐릭터 혹은 스토리 측면에서 어느 정도 압축이 필요하다는 점은 원작 팬들도 인정하는 바다.
우선 영화 ‘신과함께’가 원작과 달라진 점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다가 과로사로 죽은 주인공 자홍(차태현 분)이 정의로운 일을 하다가 죽은 소방관으로 변한 점이다. 이에 대해 차태현은 한국일보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원작 자홍은 드라마로 그리면 좋은 캐릭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평범하기 때문에 2시간 안에 보여주는 영화에서는 너무 밋밋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주실 때 그 점을 걱정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니까 소방관으로 바뀌었더라. 과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지금 설정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또 원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이자 능력 있는 변호사 진기한 캐릭터가 사라지고, 대신 저승차사들이 저승차사 임무뿐만 아니라 변호사 역할까지 맡게 됐다. 자홍에게 저승을 안내하는 것은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 그를 변호하는데 능력을 발휘하는 건 강림(하정우 분)이다. 김용화 감독은 “두 시간 안에 스토리를 다 녹이기 위해서는 진기한과 강림의 캐릭터를 합쳤다”라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외에도 덕춘이 강림을 짝사랑한다는 설정은 제외됐고, 해원맥은 무게감 있는 성격에서 쾌활한 느낌으로 변경됐다. 자홍 이야기와 따로 진행되던 원귀(김동욱 분)의 정체 역시 자홍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 내용이 되면서 달라졌다.
그런가 하면 웹툰 ‘신과 함께’를 그린 주호민 작가도 인정한 것처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점과 눈물을 흘리게 되는 구간은 같다. 캐릭터 싱크로율 역시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선한 느낌의 망자 자홍 역에 캐스팅된 차태현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자신에게 자홍 역할이 왔음을 알아차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츤데레’ 매력을 가진 삼차사 리더 강림 차사는 기존 팬들 사이에서도 가상 캐스팅으로 언급되던 하정우가 맡아 묵직함과 능청스러움 모두 소화해냈으며, 동글동글한 외모에 한없이 착할 것 같기만 한 저승 삼차사의 막내 덕춘 역에는 김향기가 열연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앞서 진행된 시사회 결과 호평이 쏟아졌고, 보지 않겠다는 팬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는 현재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고 있다. 개봉 일주일 전부터 이미 개봉한 ‘강철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등 쟁쟁한 작품들에 이어 예매율 3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개봉일인 20일 오전 10시 기준(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예매율 57%까지 올라가며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원작과 달라졌다고 해도 처음 펼쳐지는 이야기에 대한 영화 팬들의 기대는 숨길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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