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BK 지분 26.8% 매입 뜻 전달
매각 당시 양사가 맺었던 조건
‘경업 금지’ 효력 이달 말 종료
새 브랜드 준비하다 인수로 틀어
#2
지분 현재 가치 2조원대로 추산
경영권 프리미엄 붙으면 더 올라
웅진, 사모펀드 공동인수 등 검토
웅진그룹이 5년 전 팔았던 자회사 코웨이 인수를 추진한다. 웅진그룹 부도 후 정수기 시장을 쓸쓸히 떠났던 윤석금 회장이 코웨이 인수로 정수기 업계에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최근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코웨이 지분 26.8%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웅진은 재무 자문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코웨이 주당 가격이 1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MBK가 보유하고 있는 코웨이 지분(26.8%) 가치는 약 2조원대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가산되면 인수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MBK는 지난 5월 코웨이 지분 4.6%를 시장에 약 3,8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국내에서 정수기 판매 사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경업(競業)금지’ 효력이 이달 말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5년 전 MBK는 코웨이 인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 ‘경업금지’ 조항을 인수 조건으로 제시했고 웅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경업금지 조항이 풀리는 내년부터 정수기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방침은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며 “새로운 브랜드로 정수기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원래 웅진 대표 브랜드였던 코웨이 인수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MBK 측 반응도 나쁘지 않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 매각 가격에 대해선 웅진과 입장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부터 진행된 여러 건의 코웨이 매각 협상이 결렬된 상황이라 웅진의 인수 추진을 내심 반기고 있다. MBK는 매각가 6조~7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등도 보유하고 있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코웨이 매각을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관건은 웅진이 인수자금을 무리 없이 마련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웅진의 보유 자금은 1,000억원 안팎으로 2조원 가량의 인수자금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웅진은 웅진씽크빅 등 계열사 차입금 활용, 사모펀드(PEF)와 공동 인수 등 다양한 인수 구조를 자문사인 삼성증권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웅진이 PEF와 공동으로 코웨이를 인수한다고 해도 최소 자체자금 5,000억원은 마련해야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IB 관계자는 “인수자금 2조원 중 1조원은 코웨이 주식담보 대출로 해결할 수 있지만 나머지 1조원의 절반 이상은 자체자금으로 마련해야 웅진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5,000억원 정도의 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 회사채 발행, 계열사 주식 담보 대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매각 가격을 놓고 웅진과 MBK 측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이라며 “다만 매각 협상이 타결되는 게 양쪽에 모두 이익이라 적당한 가격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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