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초청 만찬, 실용ㆍ균형외교 강조
“외교부 명운 조직 혁신에 달려” 개혁 의지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새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최고의 가치는 바로 국익과 국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뒤 “외교부의 명운이 조직 혁신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외공관장 183명을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며 새 정부의 외교 키워드로 국익과 국민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외교를 하기 위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한편 실사구시(實事求是)하는 실용외교를 해야 한다”며 “기존 우방국과의 전통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외교 영역을 다변화하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 동안 주변 4강에 집중된 외교 관계를 유럽, 동남아 등으로 확장하자고 주장해 왔다. 취임 직후 주변 4강뿐 아니라 인도, 유럽연합(EU), 호주에 특사를 파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내년도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지역과 믹타(MIKTAㆍ멕시코ㆍ인도네시아ㆍ터키ㆍ호주 등)와 같은 중견국 외교 예산이 늘어난 것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라며 “앞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또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연계해 우리 경제 활용 영역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익의 기준은 오로지 국민”이라며 외교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때 우리의 외교역량을 결집할 수 있다”며 “그럴 때 자주적인 외교 공간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반도 운전자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지난달 발리 섬에 고립되었던 수백 명의 우리 국민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재국 국민들의 마음의 얻는 외교를 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동안에도 베이징의 서민 음식점을 깜짝 방문하는 등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추진하는 외교부 개혁 정책에 대해서도 “응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다”며 “비합리적인 차별 요소들을 없애고 상호 존중하는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확립해 달라”고 엘리트주의에 갇혔다는 지적을 받는 외교부의 개혁ㆍ개방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 외교가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여러분의 사명감에 의존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국력에 걸맞은 지원을 약속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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