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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는 불평등사회 우려...와이즈시티 구현을”

입력
2017.12.18 17:5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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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콜 바르셀로나 EADA 경영대 교수는 "스마트시티의 완성은 시민이 정책 결정에 활발히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고경석 기자
요셉 콜 바르셀로나 EADA 경영대 교수는 "스마트시티의 완성은 시민이 정책 결정에 활발히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고경석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이 하는 업무를 대신하면서 도시가 스마트해지면 당연히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많진 않겠죠. 기술과 지식이 있는 화이트칼라 노동자에겐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어도 나머지에겐 그렇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EADA 경영대에서 만난 요셉 콜 교수는 스마트시티가 가져올 수 있는 불평등 사회를 경고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외국어대 부교수, 연세대 방문교수로 재직한 한국통인 콜 교수는 국제마케팅, 혁신, 스마트시티 전문가로 지난 9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스마트시티위크에 패널로 초청되기도 했다.

국내 대학에서 재직하는 동안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기획에 참여한 콜 교수는 송도처럼 기술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1단계, 기술력을 갖춘 행정가의 스마트한 도시 경영을 2단계, 시민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3단계로 구분하며 “바람직한 사회는 스마트시티의 3단계를 넘어 기술과 지식, 시민참여, 리더십, 현명한 결정이 융합된 ‘와이즈 시티’, 즉 현명한 도시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지식 기반의 디지털 경제에서 독점이 강화되는 현상을 꼽았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선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고 정보와 기술을 지닌 소수가 근로자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는 “10~20년 후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도시 내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프레카리아트(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있는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 계층)’은 더욱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는 현대 경제에 더 이상 ‘낙수효과’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이 세계를 뒤바꿔놓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기술을 활용해 모두가 번영을 누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그는 도시 빈민가를 알려줘 미리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토 트래커’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었다. “스마트시티에서 도시 빈민가를 피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빈민가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결국 시민들이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사라지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콜 교수는 와이즈시티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리더십을 꼽았다. “기본소득에 관한 정치적 논쟁보다는 이것을 ICT 기술을 활용해 도시 계획에 현명하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정부가 고민을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번영 공유, 다수의 웰빙을 위해 인간 중심의 현명한 정책을 펴야 합니다.”

바르셀로나=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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