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문회 2018 수상자로 결정하자
상당수 동문 “부끄럽다” 반대운동
‘최악의 동문’ 선정 움직임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두고 성균관대 동문이 둘로 갈렸다. 총동창회가 황 전 총리를 ‘자랑스런 성균인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총동창회와 생각을 달리하는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수상에 반발해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가 하면 황 전 총리를 ‘최악의 동문’으로 선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18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총동창회는 최근 ‘2018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공직자 부문 수상자로 황 전 총리를 선정했다. 총동창회는 2004년부터 매년 공직, 기업, 언론 등에서 학교의 명예를 높였다고 인정되는 동문을 선정, 수상해 왔다. 이완구 전 총리(2015년), 정홍원 전 총리(2016년) 등이 공직자 부문 역대 수상자다. 일정대로라면 황 전 총리는 내년 1월 10일 총동창회 신년인사회에서 상을 받게 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재학생과 졸업생 상당수가 들끓었다. 급기야 ‘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이라는 임시모임이 만들어졌고, ‘부끄러운 성균인 황교안에 대한 총동창회의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선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연서명 운동이 17일부터 시작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황 전 총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방해 의혹을 받는 등 적폐청산 분위기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보를 보여 공분을 샀다”는 게 반대 이유다. 이들은 모금 운동을 통해 황 전 총리 수상이 대다수 성균관대 동문 입장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신문 광고도 낼 계획이다.
총동창회와 별도 동문 조직인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역시 총동창회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인 김미화씨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제4회 자랑스러운 성균인상’을 22일 시상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황 전 총리를 ‘최악의 동문’으로 선정해 발표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성균관대 동문들이 참여한 비공식 설문에서 황 전 총리가 최악의 동문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동문회는 “동문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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