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쟁사들에 1년 안팎 출시 뒤져
자사 사물인터넷^IPTV 서비스에
네이버 AI플랫폼 ‘클로바’ 결합
스마트홈용 ‘U+우리집AI’ 공개
#2
신상품 AI스피커 ‘프렌즈 플러스’
기존 U+tv 셋톱박스 통해 이용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인공지능(AI) 스피커’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이 유일한 주자였지만, 올해 KT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잇따라 뛰어들며 주요 ICT 업체들의 기술 격전지로 부상했다.
경쟁사들이 먼저 진출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AI 스피커는 우리에게 괴로운 존재였다”고 고백하며 “이미 경쟁사(SK텔레콤)가 1년 반 전에 출시했고 다른 경쟁사(KT)는 올해 초 선보였는데 우리는 출발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뒤처진 만큼 더 치열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었던 LG유플러스는 기존 스피커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 최고의 AI 기술력을 가진 ‘네이버’의 손을 잡았다. 권 부회장은 “궁하면 통한다고 좋은 짝을 만날 수 있었다”며 “네이버와 함께 홈 미디어 시장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18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권영수 부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가정용 사물인터넷(홈 IoT)와 인터넷(IP)TV에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결합한 인공지능 스마트홈 서비스 ‘U+우리집AI’를 공개했다. U+우리집AI는 양 사가 새롭게 선보인 AI 스피커 ‘프렌즈 플러스’와 기존 LG유플러스 IPTV(U+tv) 셋톱박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와 동일한 디자인의 프렌즈 플러스는 20일 출시되며, U+tv 셋톱박스는 20일부터 U+우리집AI를 쓸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U+우리집AI는 IPTV 주문형비디오(VOD)의 제목을 몰라도 키워드만 대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주는 게 특징이다. 가령 “눈물 쏙 빼는 영화 찾아줘” “브래드 피트 나온 90년대 영화 보고 싶어”와 같이 장르, 배우, 감독, 출시 시기 등 키워드를 제시하면 네이버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작품을 찾아 화면으로 보여준다.
최근 세계 최초로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홈 IoT와 연동되는 것도 U+우리집AI만의 강점이다. 이용자는 말 한마디로 조명 스위치 플러그 에어컨 가습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집안에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클로바, 홈 IoT한테 나 잔다고 해”라고 주문하면 취침모드가 실행돼 TV와 조명은 꺼지고 가습기가 작동하는 식이다.
LG생활건강, GS리테일의 다양한 상품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제는 처음 한 번 등록한 카드로 자동 처리돼 편리하며, 쇼핑암호를 설정할 수 있어서 보안성도 높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음성으로 샴푸를 주문할 경우 U+우리집AI는 원래 주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쇼핑암호를 대세요”라고 요구하게 되고, 여기서 미리 정해 놓은 암호를 제대로 대야 주문이 들어가 결제까지 이어진다.
SK텔레콤, KT가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네이버의 플랫폼을 탑재한 데 대해 권 부회장은 “네이버와 실력 차이가 커서”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다만 네이버 플랫폼 활용은 일반 소비자와 맞닿는 영역에 한하며, 매장에 비치되는 로봇이나 콜센터 등은 제한적인 환경에서 예상 가능한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에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적용해도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단기간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IPTV, 홈 IoT 신규 가입자에게 프렌즈 플러스를 무료로 증정하기로 했다. 프렌즈 플러스를 따로 구매할 경우 가격은 12만9,000원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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