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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사성 장염 집단 발병? 투여 약물에 문제? 인큐베이터 장비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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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사성 장염 집단 발병? 투여 약물에 문제? 인큐베이터 장비 고장?

입력
2017.12.17 19: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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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당장 사인 규명 어려워”

국과수 부검 결과 기다려야

17일 오전 서울 이대목동병원 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경찰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이대목동병원 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경찰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신생아 4명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만 하루가 지난 17일까지도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의료계 내에서도 다양한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경찰의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통상 2주 정도가 걸리는 만큼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어 보인다.

병원에서는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미숙아로 분류해 신생아 집중치료실(중환자실)로 이송하는데, 최근 이 중환자실 내 한 미숙아가 신생아 괴사성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약한 중환자실 신생아들이 집단적으로 이 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숙아나 저체중아에게 많이 나타나는 괴사성장염은 대장 중 결장 부위가 괴사하면서 장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인데,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이들 신생아에게 투여한 약물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환자실에서는 인큐베이터 안에 미숙아를 두고 수액과 폐를 성숙시키기 위한 약물, 항생제 등을 투여한다. 한 산부인과 원장은 “약물이 과다하거나 잘못된 약물이 투여됐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과수는 투여 약물을 모두 수거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인큐베이터나 인공호흡장치 등 의료장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대목동병원의 인큐베이터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4대 중 1대(23.1%),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5대 중 2대 이상(44.2%)이 인큐베이터가 10년 이상 노후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자발적인 폐 호흡이 어려운 미숙아들에게 개별 튜브를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호흡기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사망한 4명의 신생아 모두 호흡 곤란으로 인한 심정지가 나타났다. 폐가 미성숙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공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폐렴 등의 질환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생아실에서 종종 발생하는 ‘로타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인데, 최근 중환자실 미숙아 1명이 실제 감염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명이 중환자실 내 같은 구역에 있었다는 것도 감염 의심을 하게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동시 다발적인 사망으로 볼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병원측도 감염병 가능성은 적극 부인한다. 이근화 제주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신생아들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급성으로 감염됐다 해도 4시간 만에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인큐베이터나 주사기 등 중환자실 기기 등에 대한 관리 부실이 있었다면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들에게는 감염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발전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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