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나우철 주무관
DJ박스 설치하고 사용법 익혀
작년부터 시민들에 음악 선사
“신나는 음악과 함께 올겨울 추위도 날리고 멋진 추억도 담아 가세요.”
17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 야외스케이트장에서 디스크자키(DJ)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DJ박스 안에서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 주는 사람은 광주시청 나우철(45) 주무관이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광주시 야외스케이트장은 시민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DJ가 등장해 신나는 음악을 틀어 주고 있다. 각종 공연의 사회를 맡으며 끼를 보여 온 나 주무관은 DJ박스에서 재치 있는 입담과 말솜씨, 스케이트장에 걸맞은 음악 선곡으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야외스케이트장 업무를 맡게 된 나 주무관은 2015년부터 직접 아이디어를 내 스케이트장에 DJ박스를 설치했다. 시민들이 좀 더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진했지만 전문 DJ를 쓰려면 예산이 필요한데다 공무원이 참여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본인이 직접 무대에 서기로 했다.
주위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자 그는 업무 틈틈이 방송작가들을 만나고 시나리오를 짰다. 부족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참고하고 인터넷 방송국 DJ들에게 직접 물어 배웠다. 음악을 틀기 위한 신시사이저 사용법도 업체에 문의해 직접 배웠고 드디어 지난해 겨울부터 DJ로 데뷔했다.
겨울 명소로 자리매김한 스케이트장은 광주시가 2013년부터 문화광장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34만명이 이용했다. 올해는 16일부터 개장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열고 주말이나 공휴일은 오후 8시20분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나 주무관은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DJ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겨울에는 장애인을 위한 스케이트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으며 장애인 스케이트교실까지 개설해 주목받기도 했다. 장애인용 스케이트 5대를 제작해 교류협력 도시인 대구시에 기증했다. 나 주무관은 이 같은 봉사 행정으로 받은 상금 200만원도 동구 장애인복지관에 전액 기부했다.
나 주무관은 “광주에서 1,000원의 입장료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광주시청 스케이트장밖에 없는 형편”이라면서 “많은 가족이 찾는 만큼 최대한 즐기다 갈 수 있도록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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