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헨리 소사/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외국인 선수에게 유독 냉정한 LG에서 헨리 소사(32)가 롱런하고 있다. 비결은 한국형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지난 14일 소사는 LG 외국인 3인 중 가장 먼저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말 총액 90만(계약금40만ㆍ연봉50만)달러를 받았던 소사는 120만 달러(13억8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로써 2018시즌까지 4시즌을 함께 하게 된 소사는 LG의 최장수 외국인으로 우뚝 섰다.
그 동안 LG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3년 고비를 넘기가 어려웠다. 얼마 전 한국 복귀가 점쳐지던 레다메즈 리즈(34)는 2011~2013시즌을 뛰었다. 통산 94경기에서 518⅔이닝을 소화하고 평균자책점 3.51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13년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해 LG 팬들의 기억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이듬해 LG를 떠났다.
벤자민 주키치(35)도 2011~2013시즌까지 3년을 뛰었지만 더 이상 LG와 연을 잇지 못했다. 주키치는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통산 77경기에서 440⅔2이닝을 소화하고 25승 22패 평균자책점 4.00을 남겼다. 2015~2017년 3시즌을 LG에서 중심타자로 뛴 루이스 히메네스(29)는 지난해 135경기에서 타율 0.308, 102타점 26홈런을 쳐내며 맹활약 했지만 올해 51경기에서 50안타, 타율 0.276에 그쳤다. LG가 기대한 장타 가뭄을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한 히메네스는 지난 7월 영입된 제임스 로니(34)에 밀려 한국을 떠났다.
LG의 외국인 잔혹사에서 유일하게 4시즌 연속 살아 남게 된 소사는 LG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를 봐도 장수생에 속한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7년 차를 맞은 두산 더스틴 니퍼트(36) 다음으로 오래된 6년 차 베테랑이다. 올 겨울 두산이 니퍼트와 결별을 선언하며 내년 시즌 한국에서 거취가 불분명한 상태다. 새 시즌 만약 니퍼트가 한국을 떠나면 소사는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남게 된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소사는 2012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다. 두 시즌을 KIA에서 보낸 소사는 2014년 넥센으로 이적해 10승 투수로 거듭났다. 이듬해부터는 LG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올 시즌까지 3년 동안 꾸준히 10승-10승-11승을 거두며 안정감을 찾았다.
올 겨울 소사의 재계약은 주변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1선발 데이비드 허프(34)가 LG와 이별을 선언하며 일본행이 점쳐지고 있고 리즈의 재영입을 추진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팔꿈치에 문제가 드러나 제동이 걸렸다. 강력한 외국인 선발 전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소사는 안정적인 자원이었다. 소사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1승을 수확했고 2차례 완투를 선보였다.
분명한 것은 소사가 매 시즌 발전하고 진화한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에 비춰 다음 시즌에도 한 단계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구단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다. 성장의 배경에는 ‘한국형 투수’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숨어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정에 정통한 송재우(51)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소사는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우완 강속구 투수다. 힘이 좋고 제구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더니 구속을 떨어뜨리고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고 풀이했다.
빠른 공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경우가 많은 MLB와 한국 프로야구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파울이 많이 나오고 구속이 낮더라도 세밀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속이는 투수가 삼진을 더 많이 잡는다.
송 위원은 “소사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받아들이면서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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