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효준. 독립야구단 저니맨야구단 시절/사진=이효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공을 던질 수 있는 시합이 그리웠어요.”
NC에 신고 선수로 재입단한 투수 이효준은 기약 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던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고교 시절 우완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날렸던 이효준이 방출 후 군 입대라는 최악의 상황을 딛고 다시 프로에 입단하는 작은 기적을 이뤄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효준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가까스로 NC 신고 선수로 프로구단에 발을 들였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살려 2군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느 날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의 기량이 구단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
이후 이효준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군대에서도 야구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군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공을 다시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효준은 “군대에서는 야구를 할 수 없었다. 야구공도 없고 던질 수 있는 곳도 마땅하지 않았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은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효준의 제물포고 야구부 시절/사진=이효준 제공
그는 지난해 7월 제대한 뒤 바로 다시 공을 잡았다. 하지만 혼자 모든 것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현실에 좌절도 했다. 야구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효준은 “전역하고 혼자 운동을 했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까 생각도 들었다. 옛날(2013년) 같은 몸이 안 됐는데 2년 반이 지나고 그때보다 더 잘 던져야 했다. 그런데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도 해야 하는데 관리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소속 구단이 없어 혼자 운동 스케줄을 관리하고 운동장이나 체육관 섭외, 장비 관리 등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했던 것이다. 당시 22살 청년이 홀로 하기에는 벅찬 현실이다.
그러나 이효준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할 수 있는 게 야구밖에 없었다.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다”고 열정을 불태웠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중학교 은사다. 중학교 시절 감독이자 현재 율곡고를 지휘하는 문용수 감독의 도움으로 율곡고 학생들과 뛰며 야구를 다시 시작했다. 이효준은 “감독님이 율곡고 선수들과 시합을 뛰게 해주셨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이라고 말했다.
한계는 있었다. 이효준은 “고등학생이랑 하다 보면 수준 차이도 있어서 제대로 시합을 하기 어려웠다. 또 나는 소속감이 없으니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고충을 알았던 문 감독은 독립야구단인 저니맨 외인구단을 이효준에게 추천했다. 독립야구단은 아마추어지만 프로 2군에 가까운 실력을 뽐내기도 하는 제법 실력을 갖춘 야구단이다. 이효준은 이곳에서 프로구단 만큼의 지원은 아니지만 소속감을 얻고 코칭을 받으며 시합에 나서며 실전 감각도 끌어올렸다.
그렇게 맞은 지난 9월 김수경, 문왕식 등 NC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입단 테스트를 치렀고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달 5일에는 경기 고양에서 열리는 NC 마무리캠프에도 합류했다. 같은 달 27일 정식으로 입단 계약서에 사인한 이효준은 다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마무리캠프에 간 첫 날 2013년 함께 입단한 투수 장현식(22)이 그를 반겼다. 가장 보고 싶은 선수는 최금강(28)이다. 이효준은 “(최)금강이 형도 테스트생(2012년 육성선수)에서 1군이 됐다. 그 형을 보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어렵게 잡은 두 번째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이효준은 “이번에는 처음 입단했을 때와 다르다. 그 때는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던 상태였는데 이제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면서 “일단 다치지 않고 1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NC 관계자는 “김경문(59) 감독도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며 “스카우트들이 독립야구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준의 제물포고 야구부 시절/사진=이효준 제공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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