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행보를 놓고 잇따라 막말을 쏟아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홀대 논란이 제기된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깎아 내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비판을 넘어 조롱에 가까운 수준이어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16일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한국당 전국 기초ㆍ광역의원 세미나’에서 “(문 대통령이) 혼자 서민식당에서 밥 먹은 것을 중국 서민과 어울리기 위해서 갔다고 해놨더라”며 “이 양반이 다음에 중국 대통령으로 출마하려고 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 중 베이징의 한 서민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그런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면 나라의 격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적어도 홍준표는 내일 죽더라도 그런 것은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대통령 방중 기간 일본을 방문 중이던 홍 대표는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황제 취임식에 조공외교를 하러 간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알현하러 가는 날”이라고 폄하해 여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홍 대표의 막말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도 반격에 나섰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는 한국당 대표 겸 대구 지역위원장보다는 일본당 지역위원장이 더 어울린다”면서 “꼭 (일본의) 자민당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 듯하다. 그저 황국의 신민이면 된다는 심정”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대표가 일본 방문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빗대 역공에 나선 것이다.
현근택 민주당 부대변인도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홍 대표였다”면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기간에 국내에서도 자제해야 할 발언을 일본에서 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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