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붙고 실업률 낮아졌어도
美 노숙자, 7년 만에 다시 증가세
미국의 노숙자가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도 줄었지만 눈부신 성장만큼 그늘도 짙어진다는 반증이다.
미 연방 주택도시개발부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노숙자가 55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에 비해 0.7% 증가한 규모다.
미 언론들은 “서부 해안지역이 노숙자 위기를 맞았다”고 우려했다.
노숙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뉴욕으로 작년보다 5% 정도 늘어난 7만6천명이고, 최고 증가율은 LA로 26% 급증한 5만 5만5천명으로 조사됐다.
노숙자가 늘어난 지역은 대도시로 소득보다 주택 임대료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지역들이다. 노숙자들은 주로 건물의 출입구, 길거리나 공원의 텐트, 차량 등에서 살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대다수 노숙자들이 정신질환과 약물중독으로 일상적인 생활로 되돌아 오기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부나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는 노숙자들이 다시 길거리로 나오는 경우가 반복된다고 한다.
미국이 경기회복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으로 노숙자가 증가한 반면, 브라질은 오랜 기간 지속된 경제 불평등과 최악의 경기 침체로 인해 노숙자가 늘어나고 있다.
교황청 인근에 한 노숙자가 몸을 웅크리고 담요를 덮어쓴 채 맨발로 벤치에 누운 동상이 있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가 마태복음 25장 ‘최후의 심판’을 표현한 작품으로 제목은 ‘노숙자 예수’이다. 교황청이 추위로 얼어 죽은 한 노숙자 여인을 기억하기 위해 설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미국 방문 때 의회연설 후 인근 성당에서 노숙자를 만나 “하느님의 아들도 이 세상에 올 때 집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류를 위해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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