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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의 따뜻한 임종 위해 의료진이 집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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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의 따뜻한 임종 위해 의료진이 집으로 갑니다”

입력
2017.12.15 16: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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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가정호스피스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올해 210명을 1859회 찾아가

음악ㆍ미술 활용한 심리치료까지

정부는 보험수가 시범사업 지정

충남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팀. 이들은 가정호스피스를 통해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적극 돕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충남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팀. 이들은 가정호스피스를 통해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적극 돕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생의 끝자락에 선 말기 환자를 원하는 곳에서 곁에서 지켜주고 보살펴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충남대병원 가정호스피스팀은 집에서 돌봄을 원하는 말기 암 환자를 직접 찾아가 그들의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치료를 통해 행복한 임종을 맞도록 곁을 지키고 있다.

가정호스피스팀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완화의료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호스피스 병동에서 받는 서비스를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는 상당수의 암 환자들이 병동보다는 집에서 간호를 받으며 임종을 맞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절실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기ㆍ진행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전시의 조사결과를 보면 75.9%가 가정에서 지내길 원했다.

가정호스피스팀은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직장암 말기로 집에서 가족들의 간호를 받고 있는 A(69)씨는 급격한 병세 악화에 대한 가족의 이해 부족 등으로 우울증세까지 보였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아들은 경영이 악화돼 아버지 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이중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가정호스피스팀은 이런 A씨의 집을 찾아가 고통완화 등을 위한 의료 처치를 하고, 환자와 가족의 말벗이 돼 A씨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도왔다.

충남대병원 윤석준 호스피스 완화의료부장은 “누구나 다 죽음을 맞는 순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아늑한 장소에서 편안하길 바랄 것”이라며 “가정 호스피스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3일 충남대병원 입구에서 호스피스 의료완화팀이 방문한 환자와 가족 등에게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지난 10월 13일 충남대병원 입구에서 호스피스 의료완화팀이 방문한 환자와 가족 등에게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충남대병원은 가정호스피스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5년부터 의료진을 중심으로 봉사 개념으로 이 활동을 시작했다. 전문적인 가정호스피스에 나선 것은 2008년 2월 완화의료전문병동을 마련하고 가정호스피스 간호사 1명을 배치하면서부터다. 2011년에는 대전시 가정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를 개소하고, 전문 간호사를 3명으로 늘렸다.

올해는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미술 음악 아로마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가정호스피스 운영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가정호스피스를 원하는 말기 암 환자도 지난해 149명에서 올해는 210명으로 크게 늘었고, 방문 횟수는 1,859건에 이른다.

충남대병원 최영심 가정호스피스 사업 책임간호사는 “의사들은 신체검진과 투약 처방 등을, 간호사는 통증과 수면 등 신체 증상 관리, 심리적ㆍ영적 관리를 맡는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가족들은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에 대처를 못해 힘들어 하고, 직장과 병간호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아 환자는 물론, 가족 전체가 정신적ㆍ육체적으로 고통을 겪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가정호스피스팀이 기본 의료서비스 외에 적극 진행하는 아로마와 음악ㆍ미술 치료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노래부르기, 악기 연주 등을 활용한 음악치료를 받은 말기 유방암 환자 B(40)씨는 “음악 안에서 가고 싶은 곳을 모두 돌아다닐 수 있어 좋았고, 어둠이 사라졌다”며 만족해 했다. 음악치료를 받는 동안 마음이 편안하고 통증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다고도 했다.

정부는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전국적 모델로 떠오른 충남대병원의 가정 호스피스를 건강보험수가 시범사업으로 선정하고, 향후 지표로 활용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현재 말기 암 환자의 가정호스피스 방문 진료비는 의사 5,900원, 간호사 3,810원, 사회복지사 2,400원으로 책정돼 있다. 교통비와 기타 처치비, 투약비 등도 전체의 5%만 내면 된다.

최영심 간호사는 “가정호스피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접근성이다”라며 “현재는 병원 중심이지만,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독립형 호스피스가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은 15일 오전 10시 30분 지역암센터 2층 의행홀에서 대전시 가정호스피스 사업 성과보고회를 갖고, 그 동안의 사업 경과를 돌아보고 향후 발전책을 모색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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