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새벽 인력시장에 천막 설치
“난롯가서 대기할 수 있어 훈훈”
동작구는 찾아가는 무료 구강검진
반값 치료 치과까지 연계해 줘
14일 오전4시30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새벽인력시장 앞에 파란 천막이 쳐졌다. 천막 안에 난로가 놓이고, 커피에 부을 물을 끓이자 내부 온도는 금세 30도 가까이 올랐다. 일거리를 찾기 위해 새벽같이 인력시장에 나온 건설일용직 노동자 100여명이 천막 안에서 몸을 녹이며 커피를 마셨다. 이날 인력시장을 찾은 김모(43)씨는 “길바닥에 서서 찬 바람을 맞으며 한, 두시간을 기다리다 공사현장으로 가면 몸이 굳어 부상 위험이 많아지는데, 천막 안에서 뜨거운 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며 대기할 수 있어 겨울철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의 복지서비스가 생활밀착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 자치구 특성에 맞춰 주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는 것. 양천구는 이달 1일부터 내년 3월30일까지 신월동과 신정동 새벽인력시장에 편의시설을 설치해 운영한다. 신정동에는 100여명, 신월동에는 4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매일 이 천막을 찾아 몸을 녹이고 있다. 출근시간대인 6시30분 이후에는 주민들의 원활한 출근을 위해 천막을 해체하고 다음날 새벽에 다시 설치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편의시설 설치를 총괄하는 양천구 기간제 직원 김상곤(69)씨는 “매일 오전3시30분까지 현장에 나와 30분 안에 천막을 치고 철거 역시 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며 “매일 최대 15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또 매주 화요일 5시~6시30분 신정동 새벽인력시장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종합지원 이동센터’도 운영한다. 무료취업지원, 구인ㆍ구직 만남의 장소, 직업훈련과정 및 국가기술자격 정보제공 등 적극적인 취업정보를 제공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추운 겨울 새벽에 일자리를 구하는 일용직노동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인력시장 편의시설을 기획했다”며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올해 3월부터 치과위생사가 취약계층 자택을 직접 방문해 무료로 구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구강상담을 받은 주민은 1,100여명으로, 이 중 220명은 병원에서 연계치료를 받았다. ‘취약계층 구강건강관리 전담사업’은 주민 혼자서 병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구에서 전문인력을 별도로 편성해 취약계층의 구강상태를 집중관리하기 위해 시작됐다.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김모(60)씨는 위암 수술 후 소화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 구강통증까지 겹쳐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상태였다. 또 교합이 틀어지고 잇몸이 무너져 치료를 위해서는 고가의 비용이 필요했다. 김씨 자택을 방문한 치과위생사는 하반신마비로 장애 4급 판정을 받은 김씨를 일반병원보다 병원비가 50% 저렴한 서울 시립장애인 전문치과로 연계했고, 남부장애인 복지관 지원금 100만원과 주민센터 후원금 50만원을 받아 치료비 부담을 덜어줬다.
김형숙 동작구 건강관리과장은 “취약계층에게 치과 치료는 비용부담이 큰 진료항목”이라며 “구강질환만큼은 모든 주민들이 비용걱정 없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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