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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Bㆍ하나금융, 회장 선임 절차 미흡” 개선안 제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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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Bㆍ하나금융, 회장 선임 절차 미흡” 개선안 제출 요구

입력
2017.12.14 19:5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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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ㆍ하나금융에 ‘경영유의사항’ 행정지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뉴스1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뉴스1

금융감독원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그룹 회장을 뽑는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개선안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회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이사회 등에 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라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요구한 ‘경영유의사항’(행정지도)을 14일 공시했다. 금감원은 지난 9월과 10월 KB와 하나금융을 상대로 각각 경영실태평가(2년 주기)와 리스크실태평가(1년 주기)를 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7건, KB금융에 5건의 경영유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들 금융지주사는 앞으로 3개월 안에 금감원 지적 사항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 개선안이 미흡할 경우, 금감원은 추가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두 곳 모두 회장 선임 절차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KB금융의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를 갖추긴 했지만 운영 결과에 대해 이사회가 사후 검증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일반 경영진을 상대로 한 연수 프로그램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엔 유력 후보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정 이해관계자가 특정인을 회장 후보로 미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에 대해선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를 낙점할 때 기준으로 삼을 절차를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또 최종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김정태 현 회장이 참여하고 일부 사외이사가 배제된 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이해상충을 막는 차원에서 현 회장을 포함한 유력 후보는 해당 이사회에서 의결권이 제한되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5년부터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최고경영자 승계절차 등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지만 그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재차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의 이번 조치를 두고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셀프 연임’ 행태에 공식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실태평가를 하더라도 당국의 팀장급이 나오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부원장이 직접 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며 “일부 지주사 회장의 연임 행태에 명확한 부정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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