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나라 가나와 나이지리아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에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국제 봅슬레이ㆍ스켈레톤연맹(IBSF)의 새 규정에 따라 세계랭킹과 관계없이 아프리카대륙 선수의 출전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14일(한국시간) 미 NBC스포츠가 보도했다. 여기 해당하는 선수는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31)과 나이지리아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36)다.
아데아그보는 현재 여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81위. 그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을 모두 시도해봤지만 “진짜 기회는 스켈레톤에 있다”며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평창올림픽 개막 석 달 전이었다. 톱스타들의 최고 시속이 130km까지 오르는 스켈레톤에서 그는 80km에 그쳤고, 최근 4차례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도 모두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와는 약 6초가 벌어진 기록이다.
스켈레톤에서 초심자나 다름없지만 국가대표 수준의 육상 경력이 그의 체력을 뒷받침한다. 대학시절 육상 세단뛰기 선수로 활약했고 국가대표에도 도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세단뛰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국내 3위로 아쉽게 출전권을 따진 못했다. 올림픽행이 좌절되자 그는 이후 스포츠용품사 나이키 직원으로 일했다. 흰 눈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 어릴 적부터 나이지리아 부모님과 전세계 곳곳을 누볐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생후 2개월 때 나이지리아로 거처를 옮겨 6살 때까지 살다가, 미국 멤피스, 캐나다 뉴펀들랜드, 다시 미국 켄터키로 이주했다.
프림퐁은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104위다. 그도 8살에 네덜란드로 이주해 주니어 단거리 선수로 활약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단거리 선수생활을 계속했다. 부상 때문에 봅슬레이로 종목을 전향 했지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자국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진공청소기 세일즈맨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 이력이 다양하다 보니 이들을 ‘드라마틱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프림퐁은 “디즈니 영화를 찍으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지금 당장 좋은 성적을 내고자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며 “그저 그런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다짐도 전했다.
그는 남자 스켈레톤으로는 2006년 이후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선수다. 아데아그보는 스켈레톤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아데아그보가 1월 중순 출전권을 따내면 나이지리아는 봅슬레이에 이어 스켈레톤에서도 최초로 국가대표를 배출하게 된다. 나이지리아에는 지난해 12월 처음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연맹이 뿌리를 내렸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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