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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마르코스 독재’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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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마르코스 독재’ 전철 밟나

입력
2017.12.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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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의회가 남부 민다나오 섬에 대한 계엄령 1년 연장안을 승인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의 전국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과거 계엄령을 통해 21년간 독재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GMA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의회가 민다나오 섬의 계엄령 1년 연장을 승인한 이후, 계엄령의 전국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선택지는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는 국가의 적들에게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을 비롯한 무장 반군들이 남부 민다나오 섬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하면 계엄령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확대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도 그는 “IS가 이미 북부 루손 지역에 발판을 마련했고 테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 국민 보호를 위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IS 추종반군 마우테가 민다나오 섬에 있는 마라위 시를 점령하자 계엄령을 선포하며 정부군을 투입, 토벌 작전을 벌였다. 7월 의회 승인을 받아 계엄령 발동 기간을 연말까지 5개월 늘린 데 이어 IS 추종세력의 테러 위협이 여전하다는 이유를 들어 또다시 내년 말까지 연장을 승인해줄 것으로 의회에 요청했다.

의회는 13일 합동 본회의를 열어 두테르테 대통령이 요청한 필리핀 남부지역 계엄령 1년 연장안을 찬성 240표, 반대 27표로 승인했다. 파올로 베니그노 아키노 상원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헌법상 계엄령 발동 요건인 반란이나 침략이 없는데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을 1년 연장했다며 다른 지역에도 반군이 있다는 이유로 계엄령 전국 확대를 우려한 바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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