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ㆍ함진규 격돌 예상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 교체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의 대표적 강성 의원이 정책위의장 자리에서 맞붙는 형국이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 간 격돌이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최대 뇌관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당선된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으로 분류된다. 초선 때인 19대 국회 당시 국회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당시 민주당 강경파로 꼽히는 재선의 정청래 전 의원과 국회의원 선수(選數)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였던 일화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당분간 김성태 원내대표가 원내 상황을 주도하겠지만 함 정책위의장이 입법 등을 두고 대야 투쟁의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를 예고하듯 함 정책위의장은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문제, 법인세 인상 등 각종 현안들을 철저히 분석해 바로 잡아나가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지목해 선전포고에 나섰다.
문제는 카운터파트너인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여권 내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원칙파라는 점이다. 친문 핵심인 김 정책위의장은 정권 출범 이후 인수위 성격의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을 맡는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도 대여 강경투쟁을 외치고 있는 한국당 원내지도부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계속 투쟁을 얘기하는데 오로지 문재인 정부가 아무 일도 못하게 하겠다는 데 목표를 두는 게 아닌가 참으로 우려한다”며 “이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판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정책위의장의 저돌적 스타일은 비단 야당만을 향한 게 아니다. 이날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도 김 정책위의장이 정부여당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다 양쪽에서 고성까지 오가는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양당 정책위의장 스타일상 앞으로 쟁점 법안 처리 과정이 더 험난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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