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경제인 500여명과 함께
경제채널ㆍ미래산업 등 분야서
3대 원칙ㆍ8대 협력방안 제시
쿵쉬안유 부장조리 공항 영접엔
“과거 비해 의전 격 낮아” 논란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방중 첫날인 13일 한중 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구축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14호각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비즈니스 포럼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에 따른 양국 기업의 고충을 듣고 경제채널 복원 및 경제협력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최근 양국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경제인 여러분들의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처럼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우정과 신뢰를 다시 확인하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과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의 기조가 유사하다고 소개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경제인들 앞에선 사드 대신 ‘어려움’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내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ㆍ투자 후속협상을 개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FTA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검역ㆍ통관ㆍ비관세 장벽 등 교역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정부 부처 간 협의와 산업별 민간 협의 채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장가오리(張高麗)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도 이 자리에서 “내일 양국 정상이 중요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위해 포괄적 협력방안을 설계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프리미엄 소비재ㆍ서비스 등 교역분야 확대 ▦사물인터넷(loT)ㆍ인공지능 등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 ▦혁신적 창업과 벤처기업 활성화 지원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환경문제 협력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ㆍ신남방 정책을 기반으로 한 제3국 공동진출 ▦한중 합작투자를 통한 문화 교류 등의 협력방향을 제시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한국 측 300여명과 장쩡웨이(姜增偉)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등 중국 측 2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이 경쟁관계에 있는 건 사실이나 더 크게 보면 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해 나가는 운명적 동반자, 운명 공동체 관계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영접하면서 의전의 격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2003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차관),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예쑤이(張業遂) 상무 부부장이 영접했다. 11월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제츠(楊潔箎) 국무위원이 나왔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쿵 부장조리는 올 상반기 우다웨이 부부장이 퇴직해 공석인 부부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고, 10월 31일 양국 간 관계 개선 협의 담당자다”며 “과거에 비해 예우의 격이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14일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국빈만찬에는 한류스타인 배우 송혜교씨가 참석하고, 이날 오전 한중 경제ㆍ무역파트너십 행사에는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첸, 백현, 시우민이 참석한다.
베이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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