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 두달째 30만 이하
외환위기급 ‘고용 한파’ 시달려
공시족 증가도 실업률에 영향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9.2%까지 치솟으며 매년 11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여기저기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하지만 청년층은 여전히 외환위기급 ‘고용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3,000명 증가했다. 30만명에 못 미치는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10월(27만9,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이어졌다.
취업의 연령간 격차도 여전했다. 60세 이상 신규 취업자 수(25만7,000명)는 전체 신규 취업자 수를 웃돌 정도로 많았다. 조기 은퇴 이후 곧바로 생계전선에 뛰어드는 50대 취업자도 11만2,000명 늘었다. 하지만 25~29세 취업자가 3만7,000명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취업자가 모두 줄었다. 고용률도 20~24세(-1.0%포인트), 25~29세(-0.8%포인트)에서 특히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를 기록,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현재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11월(8.8%) 이후 11월 실업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실업률(9.4%)은 1년 전보다 1.2%포인트 올랐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수출 중심의 경기 개선으로 내수 쪽 고용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게다가 고령화로 취업시장의 연령대도 바뀌고 있어 청년 실업률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정부는 공무원 추가채용 시험에 응시한 ‘공시족’이 늘어난 것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을 끌어올린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추가경정예산으로 뽑은 지방직 공무원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이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말 지방직 공무원 추가 채용에 원서를 접수한 청년은 9만6,000명이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취업준비생도 지난달 3만1,000명 줄어 응시생으로 대거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추경 집행,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청년 취업 애로 해소를 중점적으로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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