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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의 뒤집기 기술, 봄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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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의 뒤집기 기술, 봄까지 이어질까

입력
2017.12.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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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이 2011-2012시즌 부산 KT와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3쿼터, 이제 우리 시간이다.”

26점을 뒤진 채 전반을 끝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프로농구 이상범(48) 원주 DB 감독은 3쿼터 시작 전 선수들을 모아 이렇게 얘기했다.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그렇게 들어간 3ㆍ4쿼터에 전반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한 DB는 결국 동점을 만들더니 연장전에서 역전하며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DB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서울 SK를 94-93으로 꺾고 3위에서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였던 SK를 끌어내리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날 전주 KCC가 서울 삼성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DB의 얘기였다. 칭찬에 인색하던 이상범 감독도 취재진 앞에서 연신 선수들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질문을 받기도 전에 “오늘은 우리 선수들 자랑을 하고 싶다”며 “전반에 밸런스가 두 번 깨졌는데 후반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고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게 고맙고 감독으로서 참 자랑스러웠다”고 극찬했다.

이상범 감독이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있다./사진=KBL 제공

요즘 DB의 기세는 심상치 않다.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7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선 13점 차이를 극복했다. 2쿼터 1분을 남기고 외국인 포워드 디온테 버튼(23)이 덩크슛으로 역전에 성공하더니 3ㆍ4쿼터 내내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82-75로 이겼다. 지난 5일 창원 LG전은 3쿼터 종료 3분 25초 전 김주성의 3점포로 역전한 뒤 4쿼터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큰 점수 차이에도 포기하지 않는 힘은 어디서 왔을까. 한 번 뒤집기에 성공하니 자신감이 붙었다. SK전 26점 차 뒤집기의 주역인 가드 두경민(26)은 “현재 팀 분위기가 (2014-2015시즌) 준우승 때보다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묻자 “나도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떨어질 것 같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경민은 이날 3ㆍ4쿼터와 연장전에서 3점포 6방을 쏘고 자유투 7회를 성공시켰다. 버튼 역시 후반에만 13리바운드를 잡으며 전반 무득점을 만회했다.

‘뒤집기 기술’은 이상범 감독도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다. 이 감독은 “안양 KGC인삼공사 시절에도 막판 역전은 내가 다 했다”며 의기양양했다.

2008-2009시즌 KGC의 전신인 안양 KT&G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4시즌 만인 2011-2012시즌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써냈다. 부산 KT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3-33으로 전반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이제 우리 경기다”고 주문을 걸었고 65-61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 해 동부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쿼터 한 때 17점 차까지 뒤지던 KGC는 66-64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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