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만2,000명 금액 1조 넘어
대법 “재판 중에도 반성 않고 범행”
검찰, 정ㆍ관계 로비 의혹 수사 중
1만2,000여명에게 1조원 이상 피해를 입힌 금융다단계업체 IDS홀딩스 대표에게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피해금액이 1조원을 넘을 정도로 커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사건이다.
대법원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47)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1만2,000명을 넘고 피해금액도 1조원을 초과하며 아직 상환되지 않은 투자원금도 상당액에 이른다”며 “범행 수단과 방법, 피해 규모 등을 종합하면 원심 판단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FX마진거래 중개사업이 해외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업에 투자하면 매달 1~10% 배당금을 보장하고 1년 후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1만207명에게 1조960억원 받아 가로챘다. FX마진거래는 장외에서 여러 외국 통화를 동시에 사고 팔아 환차익을 얻는 투기성 상품이다.
앞서 김씨는 투자자로부터 67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 받았는데, 재판 진행 중에도 투자사기를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능력이 없는데도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이익을 내고 있다고 속였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가 투자사기 사건 재판을 받으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범행한 점을 감안해 형량을 더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IDS홀딩스의 ‘검은 돈’이 수사무마나 민원해결 명목으로 정치권과 수사기관 쪽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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