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스타크래프트’ 대회 승부 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전 프로게이머 마재윤(사진)씨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그는 지난 12일 실시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 출연해 공식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드릴 말씀도 있고 사과 말씀도 하고 싶어 이렇게 방송을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인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냈다”며 “이런 사과 방송을 작년에도 했었는데 그때 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진정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씀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앉아 다시 사과를 이어갔다. 그는 “우선 e스포츠 관계자, 전 현직 프로게이머, e스포츠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누를 끼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많은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승부 조작 사건 당시에 제가 브로커로 활동했느냐 실제로 경기를 고의로 져주고 조작에 가담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확실히 말씀 드리자면 선수가 경기에 지면 돈을 받아 건네주는 역할을 했었다”고 했다. 그는 집안 사정 때문에 돈이 필요해 유혹에 넘어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방송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방송을 통한 수입으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승부 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한국 e스포츠협회 측은 마씨 선수 자격을 박탈했고 마씨는 사건 1년만인 지난 2011년 인터넷 개인 방송으로 복귀했다. 누리꾼들은 빠른 복귀를 두고 비난 의견을 쏟아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는 개인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04년 데뷔한 그는 탁월한 게임 운영 능력을 앞세워 블리즈컨, e스타즈 등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 e스포츠협회가 선정한 '스타크래프드' 부문 프로게이머 공인 랭킹 1위에 오르면서 '본좌 마재윤'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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