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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기, 규제 맞지만 전면 거래 금지는 법적 근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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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기, 규제 맞지만 전면 거래 금지는 법적 근거 있어야”

입력
2017.12.12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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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기자간담회

靑도 동향 보고 받고 예의주시

美 선물 거래 첫 날 20% 급등

국내서도 한때 30% 치솟기도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첫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11일 서울 다동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설치된 가상화폐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첫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11일 서울 다동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설치된 가상화폐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무분별한 투기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은 법적 근거가 없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선물 거래를 시작하며 제도권 시장에서 첫 신고식을 치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비트코인 규제와 관련,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정부 부처간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투기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대책의 방향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하거나 선물 거래를 허용하는 식으로는 절대 안 갈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비트코인 거래를 정식으로 인정할 경우 과연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는 지 따져보면 거래 중개로 수수료를 받는 거래소나 차익을 챙기는 투자자 외 아무런 효용 가치도 없고 부작용만 눈에 보인다는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런데도 현재 가상화폐를 무조건 규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건 가상화폐의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규제로 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법무부에서 그런 방안도 검토 중인 건 맞지만 그렇게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상통화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다음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받아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며 "이는 다분히 다단계 금융(폰지형) 사기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관련 정부 대책은 거래를 아예 금지하는 일방적 규제가 아니라 투자 금액과 투자 자격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마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11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동향과 대응방향 등을 보고 받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도 ‘가상화폐 테마주‘로 묶여 이상 급등락하는 종목에 대한 집중 감시에 나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와 관련이 있는지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데 주가 변동이 심한 종목에 대해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선물 코드 ‘XBT’를 부여받고 내년 1월물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가상화폐가 제도권 시장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선물 거래는 상품 가격이 앞으로 오를지 또는 내릴지 여부를 점쳐 미래 가치를 현재에 사고 파는 것을 일컫는다. 이날 1월물은 1만5,460달러에 출발해 한 때 1만8,850달러까지 치솟았다. 오후 6시(한국시간)까지 거래된 선물 계약은 총 2,654건이었다.

이날 CBOE에선 거래가 몰리며 두 차례나 일시 중단(서킷브레이커)이 발동됐다. CBOE는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가격 변동성이 10%를 넘으면 2분간, 20%를 넘으면 5분간 거래를 정지시킨다.

비트코인 첫 선물 거래에 관심이 커지며 이날 현물 가격도 급등했다. 국내에선 한 때 30% 오른 1,989만5,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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