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대표에 남준우
제일기획 대표에 유정근
“삼성전자는 관여 안해”
삼성중공업 새 대표이사에 남준우(59) 부사장이, 제일기획 신임 대표이사엔 유정근(54) 부사장이 11일 내정됐다. 삼성의 미래전략실(이후 미전실) 해체 이후 계열사 인사를 각 사가 자체 결정한 사실상 첫 인사라 관심을 끈다.
비(非)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인사 확정 발표 과정에 혼선을 겪으며, 전자 계열사보다 인사가 지체됐다. 재계에선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신설조직 ‘사업지원 TF’가 다른 계열사의 인사, 특히 사장 선임을 조율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줄곧 “계열사 인사는 각 사가 알아서 진행하는 것이라 삼성전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삼성중공업과 제일기획 사장인사를 통해 향후 삼성 계열사 인사 변화의 일단을 탐지할 수 있다. 양사 모두 현 사장이 사임의사를 밝히고 후임을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 내정된 신임 대표는 모두 내부 승진자로 일찌감치 대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비교적 수월하게 사장 교체에 나설 수 있는 두 계열사부터 인사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박대영 사장이 최근 경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남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1958년생인 남 신임 대표는 1983년 입사 후 선박개발 담당, 시운전팀장, 안전품질담당, 생산담당 등을 두루 역임하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조선 전문가이다. 남 신임 대표는 “생산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사업 전반의 체질을 조기 개선하고 위기에 처한 삼성중공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부사장 이하 2018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마무리해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2013년부터 삼성중공업 사장을 맡아 온 박 사장은 삼성중공업이 내년까지 7,3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자 이사진들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후진을 위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후임 대표이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도 현 대표이사 임대기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비즈니스2 부문장을 맡은 유 부사장이 후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유 신임 대표는 광고기획, 영업, 제작 등을 두루 경험한 광고 분야 전문가다. 제일기획은 유 신임 대표가 풍부한 비즈니스 감각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일기획을 초우량 광고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일기획은 부사장 이하 2018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차문중(56)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인사는 “앞으로 인사에서 계열사 간 대표이사나 임원 이동이 필요할 경우, 이사회 논의를 거치고 승인 받는 등 절차가 복잡한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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