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봅슬레이ㆍ스켈레톤 대표팀이 올림픽기를 달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ㆍ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4차 대회에 참가한 자국 선수들이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평창올림픽 출전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봅슬레이연맹의 알렉산더 줍코프 회장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런 소식을 전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약물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올림픽기를 달고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리 선수들이 원할 경우 그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선수들의 이번 평창올림픽 출전 결정은 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에는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봅슬레이ㆍ스켈레톤은 평창올림픽에서 남자 스켈레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23)의 경쟁자 가운데 한 명이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2)는 도핑이 적발돼 이미 IOC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아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세계랭킹 6위인 니키타 트레구보프(22)가 있지만 윤성빈의 최근 페이스로 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러시아의 현역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에서는 메달권에 들 만한 선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1)가 자국 선수들에게 평창올림픽 출전을 독려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림픽은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다. 러시아 선수들은 두려워 말고 (평창올림픽에) 출전해 기량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썼다.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에서 판정시비 끝에 김연아(27)를 꺾고 우승했지만 이후 기량이 크게 떨어지며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 초 다시 재기를 선언했지만 도핑 의혹을 받는 등 구설에 오르며 힘든 시기를 겪은 뒤 부상 악화를 이유로 결국 평창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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