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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내년 대선 야당참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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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내년 대선 야당참여 금지”

입력
2017.12.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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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정권교체 가능성 없애

독재 의식한듯 “제헌의회가 결정”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투표소를 방문, 시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EPA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투표소를 방문, 시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EPA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요 야당의 내년 대통령 선거 참여를 금지한다고 1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부패와 폭정으로 베네수엘라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마두로가 내년 대선을 통해 재임을 노리는 가운데, 외신들은 이를 “독재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노림수”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상 정권 교체 가능성을 사라지게 한 이번 결정으로 베네수엘라 정정은 다시 폭풍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 인근에 위치한 투표소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투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대선에서 야당들의 선거 참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오늘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정당들은 다시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며 “그들은 영원히 정치 지형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격앙된 모습으로 “선거를 원하지 않는데, 대안은 전쟁인가”라고 반문하며 야당을 힐난했다. 정의우선당, 민중의지당, 민주행동당 등 3대 야당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번 시장 및 자치단체장 선거를 보이콧한 것을 두고 트집을 잡은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헌의회가 결정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독재 논란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제헌의회가 마두로의 친위부대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반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8월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서도 친정권 성향의 제헌의회를 출범시키고, 제헌의회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BBC는 이에 대해 “야당은 민주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제헌의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발표는 야당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비판을 외면한 채 반정부 세력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권력 유지를 시도하고 있다. BBC는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 등을 구금시킨 데 이어 이제는 영향력 있는 정당들의 선거 참여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며 “대중의 지지를 잃는 마두로가 (사람들이 단결하지 못하도록)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전략을 사용해 자신의 권력을 계속해 유지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9월 기준 현지 여론조사기관 다타날리시스에 따르면 마두로의 지지율은 23%에 그치고 있다.

한편 야권 보이콧 속에서 치러진 이날 선거에서는 예상대로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이 압승을 거뒀다. 사회당은 총 335석 가운데 300석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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