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해마다 행운의 수상자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곤 한다. 올해 격전지는 단 3명을 뽑는 가운데 무려 22명의 후보가 난립한 외야수 부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경기 수와 타격 성적이 아닌, 해당 포지션 수비 이닝 수(지명타자는 타석 수)로 후보를 정해 골든글러브 후보로 이름 올린 선수가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85명으로 늘었다. 투표는 지난 8일 마감됐고, 13일 오후 5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발표된다.
우선 우승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최형우(34)와 로저 버나디나(33ㆍ이상 KIA)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최형우는 출루율 1위(0.450)를 차지했고, 타점 2위(120개), 타율 6위(0.342), 장타율 5위(0.576)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버나디나도 득점 1위(118개)와 도루 2위(32개), 안타 5위(178개)에 올랐으며 타이거즈 외국인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매년 단골 후보인 손아섭(29ㆍ롯데)도 최다 안타 1위(193개)를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김재환(29)과 박건우(27ㆍ이상 두산), NC 나성범(28)도 황금장갑 후보로 손색이 없다. 김재환은 홈런 공동 3위(35개)와 안타 2위(185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성범은 타율 4위(0.347), 장타율 5위(0.584), 출루율 9위(0.415)의 고른 활약을 펼쳤다. 김선빈(28ㆍKIA)과 타격왕 경쟁을 했던 박건우는 타율 2위(0.366), 출루율(0.424)과 장타율(0.582) 6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률 탓에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독식한 넥센 이정후(19)도 수상을 장담할 수 없다. 고졸 신인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마지막이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고졸 신인으로는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13위), 179안타(3위), 111득점(3위)을 올렸다.
지명타자 부문은 박용택(39ㆍLG)과 나지완(32ㆍKIA)의 싸움으로 압축됐다. 박용택은 타율 3할4푼4리에 14홈런, 90타점을 올리며 팀 내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나지완은 타율 3할1리에 27홈런, 9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41ㆍ전 삼성)도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그는 “이번에 나는 성적에서 너무 밀린다"라고 인정했다.
한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32)는 시즌 종료 후 이적해 골든글러브를 타는 진기록을 노린다. FA로 팀을 옮긴 선수가 해당 시즌과 다른 팀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1999년 김동수(LG→삼성), 2004년 박진만(현대→삼성), 2008년 홍성흔(두산→롯데), 2013년 정근우(SK→한화), 2015년 박석민(삼성→NC), 유한준(넥센→kt), 2016년 최형우(삼성→KIA)까지 모두 7차례 있었다.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득표수는 2007년 이종욱(NC)이 얻은 350표다. 최고 득표율은 2002년 지명타자 부문에서 유효표 272표 중 270표(99.26%)를 얻은 마해영(당시 삼성)이 보유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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