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년 임기 마치고 원내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가 정점을 향해가던 지난해 12월 여당의 지휘봉을 잡았던 정 원내대표는 탄핵 사태와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야당 원내대표로 신분이 바뀐 채 퇴임을 맞게 됐다.
정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보수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1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과 분당, 그리고 민심이반이라는 미증유의 3각 파도를 맞아 뿌리까지 뽑혀 소멸되는 절멸의 위기였다”면서 “비록 정권을 내어주고 야당의 길을 가게 됐지만, 한국당이 아니면 자유대한민국의 정신과 가치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갈 세력이 없다는 것을 거듭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발된 면담을 꼽았다. 그는 “지난 2월 대통령의 입장을 여당 원내대표로서 듣고 논의하길 원했지만 (면담을) 거절을 하셨다”면서 “그 후에 이루어진 탄핵 과정이나 사태를 보면 제가 그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뵙고 여러 가지 상황을 말씀을 드리고 또 제 생각을 관철했으면 더 좋은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12일 후임자를 선출할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입장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언론은 친홍(준표), 중립, 친박(근혜)의 3파전이라고 하지만 결선투표로 갔을 때는 친홍과 비홍 싸움으로 가지 않겠냐고 많은 의원들 공통으로 말한다”며 “결국은 중립지대에 계신 분들도 넓은 의미의 비홍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경선에서 중립적 입장을 강조했던 정 원내대표가 임기 마지막에 사실상 비홍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홍 대표가 하는 대로 할 사람을 (새 원내대표로) 선택할 것인지, 홍 대표와 좀 각을 세울 사람을 선택할지는 의원들이 선택할 문제”라면서도 “대표와 원내대표가 각을 세울 때는 세우고 아닐 때는 서로 화합과 단합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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