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2017년 한국영화는 부진했고 외화는 날개를 폈다.
천만흥행작 ‘택시운전사’를 제외하고 8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은 영화가 없을 정도로 대다수 한국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외화의 경우 ‘스파이더맨: 홈커밍’(725만 명) ‘미녀와 야수’(513만 명) ‘토르 라그나로크’(484만 명) ‘겟 아웃’(213만 명) 등 다양한 작품들이 국내 시장에서 알찬 성과를 거뒀다. 2018년도 역시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이 계속돼 한국 영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상반기는 매달 1~2편의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쥬만지: 새로운 세계’를 시작으로 ‘블랙팬서’(2월), ‘퍼시픽 림’(3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4월), ‘엑스맨:뉴 뮤턴트’(4월), ‘데드풀2’(5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6월), ‘앤트맨 앤 와스프’(6월)가 차례로 개봉한다.
하반기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미션 임파서블 6’, ‘맘마미아!2’, ‘인크레더블2’ 등이 여름 성수기 개봉한다. 또 ‘신비한 동물사전2’,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이 일찌감치 가을 개봉을 확정했다.
이 중에서도 최고의 화제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경우 ‘천만 예약 영화’로 불릴 정도로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다. 예고편이 공개 하루 만에 2억3,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조회수를 경신했다.
시리즈 영화들은 워낙 고정 관객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는 만큼 흥행 실패 확률이 적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전국 관람객 기준 2017년 외국영화 톱 20위에 든 영화 중 65%가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였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킹스맨: 골든 서클’, ‘토르: 라그나로로크’,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등이 속했다.
할리우드 제작사에서는 오래 전부터 흥행 실패 확률이 적고 고정 팬층을 형성한 영화들의 시리즈를 제작해왔다. 비슷한 소재와 줄거리 탓에 ‘자가 복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을 설정하며 전작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엑스맨: 뉴 뮤턴트’의 경우 대중이 익히 알고 있는 엑스맨이 아닌 어린 돌연변이들을 앞세우며 차별을 꾀했다. 메가폰을 잡은 조쉬 분 감독은 “전혀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 공포스럽고 초현실적인 엑스맨 시리즈가 나올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올해 한국영화들이 대부분 범죄 액션물에 쏠림 현상을 나타내며 외국 영화를 찾는 관객은 더욱 늘어났다. 이승원 CJ CGV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톱 20에 든 11편(55%)이 범죄액션이다”며 “2016년은 30%에 불과했다. 범죄 액션물에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올해 크게 하락했다. 영진위 통계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 해 52.5%를 기록한 데 반해 올해 48.6%로 떨어졌다. 반면 외국 영화의 경우 지난 해(47.5%)보다 훌쩍 오른 51.4%를 기록했다. 이처럼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가 각광 받는 추세 속 한국영화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마블 스튜디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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