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레바논ㆍUAE 파병 부대 격려
北 인사 접촉 계획은 없다” 일축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부터 2박 4일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 중이라고 청와대가 10일 밝혔다. 현지 파견부대 장병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서 대북 접촉설을 포함한 각종 설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런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임 실장이 UAE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 중”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또 10일에는 모하메드 UAE 왕세제를, 11일에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외교일정도 수행한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임 실장의 이번 중동 방문에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수행 중이다.
박 대변인은 “이번 특사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 평화유지 활동 및 재외국민 보호 활동을 진행 중인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UAE에는 2011년 1월부터 군사훈련협력단의 성격으로 아크부대가 파병돼 있고, 레바논에는 2007년 7월부터 동명부대가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 서부여단 예하부대로 편성돼 활동 중이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을 외국에 특사로 파견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임 실장의 특사 파견은 참여정부 당시 문희상 비서실장이 노무현 대통령 경축 특사로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파견된 이후 14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내 장병들은 언제든지 격려할 수 있지만, 해외 열사의 땅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대통령이 직접 가서 격려하는 일정은 특정할 수 없어서, 대신 마음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빨리 다녀오는 게 좋겠다 해서 파견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임 실장이 특사 파견 길에 북한 인사와 접촉하거나 UAE에 수출한 원전과 관련한 일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는 임태희 비서실장이 2009년 10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남북 정상회담 관련 비밀접촉을 벌인 바 있다. 이후 관련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당시 청와대는 일체 부인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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