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신태용호의 ‘수비 조직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2-1로 앞서가던 후반 31분 동점 골을 허용하면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중국과의 최근 A매치 2경기에서 무승(1무 1패)에 그쳤다.
대표팀은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중국의 웨이스하오(22)를 따라잡지 못하고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수들이 공에만 시선을 뺏겨 2선에서 쇄도하던 웨이스하오를 놓친 것이다.
한국은 ‘전북 현대 듀오’인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9)과 재간둥이 이재성(25)의 만회 골로 2-1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중반부터 수비 조직력이 크게 흔들리며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은 측면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들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틈을 동료 선수가 메우는 데 실패하면서 중국 공격수에게 공간을 줬다. 중국은 후반 31분 왼쪽 측면으로 파고 들어간 리쉐펑(29)이 빈 공간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위다바오(29)이 헤딩 골로 연결하면서 숭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다잡은 승리를 놓치며 대회 2연패 전망에 빨간 불을 켰다.
이날 위안거리는 공격진의 활약이었다. 김신욱은 당초 키와 몸싸움 능력에 비해 느린 발이 약점이었다. 그러나 그는 기동력 있는 움직임으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손흥민(25ㆍ토트넘)의 공격 파트너 후보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2017시즌 8골 10도움으로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재성은 2015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A매치(25경기 5득점) 득점포를 가동하며 권창훈(23ㆍ디종)과의 대표팀 오른쪽 측면 공격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신 감독은 이들뿐 아니라 소속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석현준(26ㆍ트루아), 황희찬(21ㆍ잘츠부르크) 등으로 인해 공격진에 대해선 다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스토크시티와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석현준은 같은 날 프랑스 리그앙 17라운드 AS모나코와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수비는 여전히 큰 고민거리다. 신 감독 부임 이후 5경기에서 한국 축구는 11실점(8득점)을 쏟아냈다. 신문선(59) SPOTV 특별 해설위원은 한국의 중국전 막판 실점을 두고 “왼쪽 수비가 허물어졌다. 수비수가 중국 공격수들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점 원인은) 두 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한국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분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것, 다른 하나는 경기 집중력 저하다. 대표팀은 이 부분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도 경기 후 "후반에 선수들이 편하게 생각했던 게 문제가 됐다"며 "측면 수비가 많이 흔들렸고 조직력에도 실수가 있었다. 수비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신 감독은 12일 오후 4시30분 북한과의 2차전을 앞두고 수비진에 극약처방을 내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수비 보완은 이번 대회뿐 아니라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성패도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다.
여자축구 대표팀도 앞서 8일 일본과의 우중 혈투에서 막판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석패했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일본 지바의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대회 1차전에서 조소현(29ㆍ인천현대제철)과 한채린(21ㆍ위덕대)이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후반 37분 이와부치 마나(24)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면서 2-3으로 졌다.
윤덕여호는 11일 오후 4시10분 북한과 대회 2차전을 벌인다. 윤 감독은 "1패를 안고 있어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도 "북한전마저 지면 더 어려워지는 만큼 좋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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