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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생태 관리·복원은 우리 영토임을 확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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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생태 관리·복원은 우리 영토임을 확증하는 것”

입력
2017.12.09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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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야생화’ 공동 저자

박선주 영남대 생명과학과 교수

독도 식물 관찰해 57종 수록 

독도에서 포즈를 취한 박선주 영남대학교 교수. 박선주 교수 제공
독도에서 포즈를 취한 박선주 영남대학교 교수. 박선주 교수 제공

‘독도를 지키는 우리 야생화’. 책 제목이 낯설다. 독도는 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가 지키고 있다. 말 없는 꽃이, 손도 발도 없는 식물이 무얼 지킨다는 것일까. 책의 공동 저자인 박선주 영남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내놓은 대답이 시원하다.

그는 “독도의 생태를 연구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실효지배이자 영토 영유권을 확고히 하는 방법인데, 독도에 뿌리를 내린 야생화는 존재 자체로 자기 역할을 다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시파단섬을 예로 들겠습니다. 1961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영토 분쟁으로 갈등을 겪은 지역인데, 국제사법재판소는 말레이시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멸종위기의 바다거북이를 복원시킨 공로였습니다. ‘거북이’ 덕분에 영토 전쟁에서 이긴 것입니다.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생태계 관리와 복원은 유사시에 우리 영토임을 확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박 교수는 2002년 독도에 첫발을 내디딘 후 꾸준히 독도를 방문해 연구를 이어 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독도 생태 조사는 학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1950년에 이미 독도 생태를 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학자마다 이견이 있었고, 현실적인 어려움에 지지부진했다.

현재까지 57종의 식물이 보고되고 관찰되었지만 학자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박 교수는 연구 성과를 국내논문보다 외국 유명저널에 더 많이 냈다. 생태주권을 굳건히 확립하려면 해외 활동이 더 중요할 거란 판단 때문이었다.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실험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이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책에는 독도 식물 총 57종을 모두 수록했다.

박 교수는 “57종의 식물 모두 사연이 없는 게 없다”면서 “책에 실린 식물을 한 종 한종 읽다 보면 독도 생태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독도 생물에 대한 조사사업을 넘어서 독도 식물의 고향과 이동, 전파, 확산과 관련된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종합적인 독도 연구가 수행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독도의 식물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독도 생태주권과 관련해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 교수는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대구지방환경청과 국립생물자원관을 비롯해 영남대 생명과학과 식물분자계통분류학 연구실 연구원들의 도움도 컸다고 밝혔다. 특히 영남대 연구원들에 대해선 “어려운 환경에서도 애국심 하나로 연구에 매진해 준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독도에 사는 식물에 대한 모든 유전체를 확보해 생태주권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면서 “독도를 가 보지 못한 국민이 육지에서 독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독도 생태체험관을 건립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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