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변수 ‘아일랜드섬 국경 문제’ 해결된 듯
메이 총리 한숨 돌렸지만… 이제부터 ‘본게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1단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다 8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됐다. EU가 제시한 데드라인(10일)을 이틀 남겨두고 EU가 수용 가능한 탈퇴 조건을 영국이 제시한 것인데, 지난 6월 19일부터 6개월 간 끌어온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2단계 협상을 본격화할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지지부진한 협상 진행과정 속에 ‘리더십 부족’ 비난을 안팎에서 받았던 테리사 메이 총리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EU 집행위원회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이 총리와 회동한 뒤 “영국과의 협상이 타협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브렉시트 1단계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뤘다고 권고하고 무역관계 등 이슈에 대한 협상 시작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영국 모두에게 어려운 협상이었으나 ‘이혼’에 대한 충분한 진전이 있었고, 이제 2단계 협상으로 진입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양측의 합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최대 쟁점으로 ‘이혼합의금’ 격인 영국의 EU 재정기여금의 경우, 영국이 EU 측에 400억~500억유로를 수년에 걸쳐 지급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논란이 됐던 아일랜드섬 국경 처리 문제와 관련해선, 영국이 자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특수 상황을 인정하고, EU를 탈퇴하면서도 ‘하드 국경’(국경 통과 시 통제 강화)은 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약속을 했다고 EU 집행위가 전했다.
이로써 교착 상태에 빠졌던 브렉시트 협상도 정상궤도로 진입하게 됐다. 15일 EU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EU의 권고를 받아들이면, 영국과의 미래관계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2단계 협상이 시작된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본 게임’이고 영국과 EU의 셈법이 달라 완전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브렉시트 시한(2019년 3월 30일)까지는 불과 1년 3개월 밖에 남지 않아 시간에도 쫓길 수밖에 없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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