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가 자료 제출, 종전대로 2년 구형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제신문 차승민 사장(54)의 선고공판이 검찰의 추가 증거 제출로 연기됐다. 검찰은 종전대로 2년의 실형과 추징금 1,15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8일 공갈, 횡령,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차 사장의 공판을 열고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선고 공판을 오는 22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변론이 종결된 이후 추가 자료와 의견서 등을 제출하면서 지난 6일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차 사장 운전기사의 2014~2016년 운행일지를 적은 수첩을 제시했다. 수첩에는 차 사장이 엘시티 측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날에 엘시티 시행사가 입주한 해운대 오션타워를 방문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운전기사도 차 사장이 사용한 엘시티의 법인카드를 자신이 대신 엘시티 측에 반납하러 갔다는 진술을 검찰 수사에서 밝혔다.
검찰은 “수첩에는 차 사장이 출근했을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이동경로가 다 적혀 있다”며 “차 사장이 주장하는 알리바이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 사장은 당시 몸이 좋지 않아 약을 복용하고 있어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진료기록 등의 서류를 제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검찰은 엘시티 사건과는 별개의 지역 개발사업을 유리하게 보도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에도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차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국제신문은 편집권이 독립돼 있고 사장의 간섭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날 검찰은 차 사장이 올해 초 해당 개발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나가자 편집국장과 문화사업국장, 취재기자를 불러 호통을 치고 사과까지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국제신문 편집국장의 진술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차 사장 측 변호인은 “결심공판이 끝난 이후 선고기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온 개발사업자와 피고인에게 적대적 감정을 품은 국제신문 직원들을 검찰이 조사했다”며 “이는 공판중심주의와 형사소송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증거로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곧장 “피고인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증인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는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라고 반론했다.
차 사장은 지난해 2월 엘시티 관계자들에게 “엘시티 관련 의혹을 보도하겠다”고 협박해 5,100만원 상당의 광고비를 뜯어낸 혐의(공갈)와 엘시티 법인카드로 1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1차 기소됐다. 이어 또 다른 개발사업자로부터 부정적 내용이 담긴 기사 게재를 자제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추가 기소됐다.
차 사장의 선고공판은 오는 22일 오전 9시50분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