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사진=심석희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SM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육상과 수영, 사이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과학’을 입고 신는 종목이라는 점이다. 이들 종목은 100분의 1초를 다투는 기록 경기라 경기복과 경기화의 성능이 대회 메달 색깔까지 바꿀 수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입을 경기복도 주목을 받고 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특히 효자종목이다. 한국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네덜란드 업체인 헌터사 경기복을 입고 대회에 출전한다. 대표팀은 이전까지 네덜란드 스포츠컴플렉스사의 경기복을 착용했는데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방탄 작용이 미흡하다는 이유 등으로 경기복을 교체했다.
이들 경기복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허리를 굽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ㄱ'자 형태로 디자인됐다. 표면은 공기저항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작은 돌기로 마감했다.
표면이 매끄러우면 공기가 몸에 닿은 후 뒤로 밀려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공기가 몸을 뒤로 잡아 끄는 '견인 현상'이 발생한다. 경기복의 돌기와 홈은 부딪히는 공기를 흐트러지게 하고 저항도 줄어들게 해 견인 현상을 완화시킨다. 골프공 표면에 '딤플'이라고 하는 작은 홈을 촘촘하게 만들어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한 것과 같은 원리다.
쇼트트랙시 끼는 장갑도 기록 단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쇼트트랙 경주로 112.12m 중 48%인 53.81m는 곡선 구간이다. 대개 추월은 여기서 일어난다. 선수들은 원심력 극복을 위해 빙판을 왼손으로 짚고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기울인다. 이 과정에서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빙판에 손을 짚고 돌게 된다. 장갑 손가락 끝 부위에 방수제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가 발라져 있는 이유다. 아울러 경기복의 마찰이 많은 가랑이 부분은 신축성이 강한 마찰 방지 소재로 처리돼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조해리(31) SBS 해설위원은 7일 전화 통화에서 “쇼트트랙은 공기 저항을 마주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몸에 완전히 밀착된 경기복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중요한 대회 전에는 경기복에 충분히 적응하려고 노력한다”고 운을 뗐다. 쇼트트랙 장갑과 관련해서 조 위원은 “곡선 주로에서 속도가 나게 마련인데 장갑의 손가락 끝 부분에 미끄러지게 하는 에폭시 등 소재가 덧대 있다. 때문에 손을 바닥에 댈 때 마찰력이 줄어들어 속도를 살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 경기복은 스타트시 선수들의 움직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원윤종(32ㆍ강원도청)-서영우(26ㆍ경기연맹) 조가 입는 봅슬레이 경기복은 아디다스사가 제작했다. 이 경기복에는 몸을 감싸줘 근육을 잡아주는 '파워웹'이라는 밴드가 붙어있다.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23ㆍ강원도청)이 입는 경기복도 아디다스사 제품이다. 스켈레톤 경기복은 얼음 조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 재질이 사용됐고, 미세한 움직임에도 근육의 떨림을 잡아주는 기능 또한 포함됐다.
컬링화는 한쪽 바닥이 미끄러운 테플론 재질로 만들어져 있고, 다른 쪽 바닥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 재질로 돼 있어 선수들은 투구하거나 이동할 때 가려서 쓰곤 한다.
운동 역학 등 스포츠공학 분야에 정통한 안주은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본지에 “빙상, 설상 종목 모두 역학적으로 봤을 때는 공기 마찰이 적으면 속도가 많이 나온다. 쇼트트랙을 예로 들 때 직선 주로에서 선수의 파워, 체형, 몸무게 등이 같다면 경기복의 마찰이 적을수록 속도 경쟁에서 유리하다. 물론 선수들의 제어 능력, 경기복의 촉감 등도 경기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역학적으로만 경기복의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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