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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포기한 병든 송아지 자식같이 보살펴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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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포기한 병든 송아지 자식같이 보살펴 살려

입력
2017.12.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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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김영주 축산지도 팀장

영주시 단산면 윤복수 씨의 송아지가 폐렴으로 쓰러져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영주시 단산면 윤복수 씨의 송아지가 폐렴으로 쓰러져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주인도 포기한 병든 송아지가 축산공무원의 세밀한 보살핌으로 어미소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주인도 포기한 병든 송아지가 축산공무원의 세밀한 보살핌으로 어미소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송아지가 쓰러져 죽기 직전인데 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요”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축산특작과 김영주 축산지도 팀장(59. 축산기술사)은 지난달 16일 출근함과 동시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음성으로 전화한 이는 평소 알고 있는 윤복수(72. 단산면) 씨였다. 어미소 3마리와 송아지 2마리를 키우는 영세농가이다.

윤 씨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송아지가 갑자기 쓰러져 사경을 헤매자 김 팀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 김 팀장은 “송아지 증세를 물어 보니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관리를 잘 못해 호흡기 질환으로 판단하고 긴급 처치 방법을 세밀하게 알려줬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수의사와 함께 윤 씨의 송아지를 확인한 결과 폐렴이었다. 김 팀장은 어미 젖도 먹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송아지 등에 옷을 입혀 주고 전기장판을 설치했으며 보온을 위해 축사에 낙엽을 펴 주어 체온을 높였다. 동시에 윤 씨에게 초유를 먹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체온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 혀 위로 천천히 부어 먹이는 법을 직접 보여 주고 축사 관리에 신경 써 줄 것을 부탁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윤 할아버지를 다독이며 “포기하지 말고 관리를 잘 하면 살릴 수 있다”며 수시로 방문과 전화 통화로 보살피게 했다. 이 송아지는 20일이 지난 현재 어미 젖을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윤 씨는 “힘들게 낳은 송아지를 잃을 뻔했는데 김 팀장이 자식같이 보살피도록 도와줘서 살릴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팀장은 지난달 3일 저공 비행기 소리에 놀라 수렁에 빠져 탈진한 한우를 트랙터와 포크레인을 동원해 구출하기도 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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