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김영주 축산지도 팀장
“송아지가 쓰러져 죽기 직전인데 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요”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축산특작과 김영주 축산지도 팀장(59. 축산기술사)은 지난달 16일 출근함과 동시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음성으로 전화한 이는 평소 알고 있는 윤복수(72. 단산면) 씨였다. 어미소 3마리와 송아지 2마리를 키우는 영세농가이다.
윤 씨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송아지가 갑자기 쓰러져 사경을 헤매자 김 팀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 김 팀장은 “송아지 증세를 물어 보니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관리를 잘 못해 호흡기 질환으로 판단하고 긴급 처치 방법을 세밀하게 알려줬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수의사와 함께 윤 씨의 송아지를 확인한 결과 폐렴이었다. 김 팀장은 어미 젖도 먹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송아지 등에 옷을 입혀 주고 전기장판을 설치했으며 보온을 위해 축사에 낙엽을 펴 주어 체온을 높였다. 동시에 윤 씨에게 초유를 먹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체온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 혀 위로 천천히 부어 먹이는 법을 직접 보여 주고 축사 관리에 신경 써 줄 것을 부탁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윤 할아버지를 다독이며 “포기하지 말고 관리를 잘 하면 살릴 수 있다”며 수시로 방문과 전화 통화로 보살피게 했다. 이 송아지는 20일이 지난 현재 어미 젖을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윤 씨는 “힘들게 낳은 송아지를 잃을 뻔했는데 김 팀장이 자식같이 보살피도록 도와줘서 살릴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팀장은 지난달 3일 저공 비행기 소리에 놀라 수렁에 빠져 탈진한 한우를 트랙터와 포크레인을 동원해 구출하기도 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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