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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세웠다

입력
2017.12.0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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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서 제막식 열려

7,500여명 일본 등 끌려가

7일 오전 제주항 제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제막된 동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제주항 제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제막된 동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점기 일본과 만주 등지로 끌려간 강제동원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이 제주에 건립됐다.

제주지역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제주지역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7일 오전 제주항 제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제막식을 열었다. 지난 7월 추진위를 결성한 지 5개월 만이다.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된 우리나라 국민들의 구체적인 규모와 피해사례는 아직도 파악되지 않아 철저한 진상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배ㆍ보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학계에서는 일제 강점기 제주 출신 강제동원자는 7,500여명이며, 이 가운데 강제동원으로 인한 사망자는 1,000여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제동원자들은 대부분 제주항을 통해 일본과 중국, 만주, 사할린, 동남아, 태평양 등 광산과 군수공장, 토목공사장, 전장 등에 끌려갔다.

이날 조성윤 제주대 교수(추진위 고문)는 “노동자 상이 세워진 이곳 제주항은 수많은 제주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 때 강제동원의 통로가 됐었다”며 “남양군도 내 마셜 제도에만 58명이 끌려가, 그 가운데 32명은 현지에서 숨을 거뒀고 결국 유해조차 고국 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이라는 아픈 기억을 꺼낼 실마리로서, 그 기억을 재생산해 낼 공장으로서 노동자 상을 이곳에 세우게 됐다"고 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노동자 상 건립을 위한 ‘기억 벽돌’ 모집에 총 135개 단체와 개인이 참여했고, 기억 동판 모집에는 총 1,785명이 참여했다”며 “짧은 기간임에도 많은 도민이 노동자 상 건립에 참여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만행에 대한 사죄와 보상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의 행태에 분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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