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경영계 볼멘소리가 새어 나오지만 실제 국내 노조 조직률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대규모 사업장에 쏠려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노조 조직률은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증가한 10.3%에 그쳤다. 노조 가입이 금지되는 5급 이상 공무원 등을 제외한 전체 조직 대상 근로자수 1,917만2,000명(비정규직 포함) 중 196만6,000명만이 노조에 가입한 것이다.
노조 조직률은 10년이 넘도록 좀체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1989년 19.8%로 정점을 찍은 이후 90년대 산업 변화와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2004년 10.6%로 반토막이 됐다. 이후 2010년 가장 낮은 9.8%를 기록하는 등 10년 넘게 10% 초반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공무원 부문은 2009년 56.8%에서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해 67.6%를 기록했지만 민간은 2009년 8.8%에서 지난해 9.1%에 그칠 만큼 증가폭이 미미하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다. 근로자 300명 이상인 사업장의 55.1%에 노조가 있었지만, 100~299명 규모 사업장의 조직률은 3분의 1수준인 15.0%에 불과했다. 30~99명 규모는 단 3.5%였다. 조합원이 1,000명 이상인 노조는 전체 노조수의 3.9%(237개소)지만, 전체 조합원수 중 무려 72.5%(142만5,149명)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노조는 모두 대규모 사업장이란 의미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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