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서정 대표이사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CJ CGV가 2017년 한국 영화시장의 정체기에 대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CJ CGV는 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17 영화시장 결산 및 2018년 트렌드 전망’을 주제로 ‘2017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2017년 국내 영화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1,218만 명)외에 8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은 영화가 없다. 흥행 2위인 ‘공조’는 781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CJ CGV 서정 대표이사는 “올해 11월까지 국내 관객 수는 지난 해에 비해 87만 명 감소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지난 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든 수준에서 올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시장은 지난 2013년 처음 연 관람객 2억 명을 넘어선 이래 최근 5년 간 정체기를 겪고 있다. 극장은 포화 상태인 것에 비해 관객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 해 말 331개였던 국내 극장 수는 올 11월 352개로 21개나 늘었다.
서 대표는 “영화계와의 상생 및 소통과 노력이 시급한 때”라며 “효율적 스크린 편성과 다양한 고객 마케팅 활동, 아트하우스관 운영 확대, 복합문화공간 컬처플렉스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원 CJ CGV 리서치 센터장은 ‘2017년 영화시장 리뷰’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영화 관람객이 줄어든 원인을 분석한 후 전략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기대작들의 흥행 실패’ ‘한국영화의 관람객 감소’ ‘2030으로 대변되는 핵심 영화고객의 이탈’ 등을 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300만 이상 관객이 든 영화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200만 명대 영화가 대폭 늘었다. 이는 개봉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이슈화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주당 상영편수가 증가한 것을 꼽았다. 이에 따라 박스오피스 1위 유지 기간과 최종 관객 수의 70%에 도달하는 기간 역시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센터장은 “이는 영화 흥행이 점차 단기간에 판가름된다는 의미이며 영화 마케팅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가 된다”며 “젊은 층이 줄어들고 있는 인구 구조의 변화, 맛집이나 카페 등을 찾아다니는 새로운 여가활동 트렌드 등이 겹치며 추후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기 위한 방법론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장의 효율적인 스크린 편성 역시 관객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CJ CGV는 올해 같은 계열사 CJ E&M이 투자배급한 영화 ‘군함도’에 스크린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편성전략팀은 “이 자리에서 오해를 풀고 싶다. ‘군함도’가 CGV의 2000개에 달하는 스크린을 가져갔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군함도’의 CGV 스크린수는 전체 상영관의 37%가 되는 수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이 많이 찾는 영화들을 편성하면서 우리도 상당히 고민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관객들의 이용행태에 따라 스크린을 편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군함도’는 개봉 당일 전국 스크린(체인 영화관 전국 스크린 수 5,481개)의 37%인 2,027개(CGV 847개, 롯데시네마 631개, 메가박스 438개)를 확보했다.
한편 국내 시장 정체에 반해 CJ CGV는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사업들을 더욱 가속화 할 방침이다. 서 대표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CGV이름을 내건 극장이 최소 5개 이상 들어설 예정”이라며 “2020년에는 모스크바에 총 33개의 극장을 운영하는 1위 극장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CGV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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