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집ㆍ책방 같은 거실…
집근처서 다 해결하는 올인빌 등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떠올라
내년 1월 서울 마포구 새 전셋집(원룸ㆍ전용면적 33㎡)으로 이사하는 김모(36)씨는 지난해 산 텔레비전을 처분했다. 독서와 커피 마시기가 취미인 그는 휴일이면 북카페를 찾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데, 이번에 이사하면서 집을 북카페처럼 꾸미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벽 색깔이 밝아야 집이 넓어 보인다고 해 최근 상아색 페인트로 벽을 직접 칠했다. 벽면은 책장과 그림으로 채울 계획이다. 클래식한 느낌이 나는 블루투스 스피커도 구매했다. 김씨는 “인테리어 비용으로 300만원 남짓 들겠지만 시간을 제일 많이 보내는 공간인 만큼 평소 원하는 대로 꾸미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혼자 사는 욜로(YOLO)족을 위한 ‘횰로’(나홀로+욜로) 공간과 집 근처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올인빌(All in Vill)’ 등이 새로운 주거 경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동산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 등과 함께 미래주택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해 ‘2018~2019 주거공간 7대 트렌드’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떠오를 7개 트렌드는 ▦횰로 공간 유행 ▦올인빌 현상 확대 ▦초연결ㆍ초지능 주거공간 확산 ▦주택의 질적 대전환 ▦주거안전 요구 증가 ▦도심공간 교체 본격화 ▦주거공간 차선책 각광 등이다.
우선 욜로 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면서 카페 같은 집, 책방 같은 거실, 반려동물 공간 확대 등 횰로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집 근처에서 쇼핑, 문화생활 등 여가를 즐기고 누리는 올인빌 현상 확산으로 쇼핑몰 주변에 집이 있는 ‘몰세권’은 물론, ‘편세권’(편의점 주변)과 ‘스세권’(스타벅스 커피숍 주변) 선호현상도 강화될 걸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등의 도입으로 주거공간도 진화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스템을 갖춘 재택근무 오피스가 만들어지고, 음성인식으로 집과 대화까지 가능해질 거란 얘기다. 주거공간의 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높은 천장ㆍ복층ㆍ테라스 등 고급 주택에 적용됐던 주거환경이 빠르게 대중화하고, 재해 대피공간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최근 정부가 도시재생을 중점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낡은 백화점ㆍ사무실ㆍ공장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새 주거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도심공간 교체 현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가령 청약가점제로 당첨이 어려운 소비자들이 가점제 적용비율이 적은 전용면적 85㎡ 초과 중형 아파트에 몰리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점쳤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개발센터 소장은 “새로운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주거상품이 나오면서 주택시장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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