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서
“친박 수장 출당, 90%가 친洪계
새 원내대표와 일 같이 할 것”
김성태 ‘토크 콘서트’ 로 출마 선언
예산안 의총 겹쳤지만 20여명 참석
“보수 통합 중심되는 野 만들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친박계와 중립지대를 겨냥해 ‘없는 세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경선전에 뛰어든 김성태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원 사격했다. 친홍(준표)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내면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지만 공정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불거진 원내대표 경선 잡음과 관련해 “우리 당에 계파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특히 “소위 ‘중립’이라는 게 있느냐. 표를 중간에 찍는다는 것이냐”고도 했다. 최근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중립지대 의원들을 경계한 말로 해석됐다. 그는 친박계를 일컬어서도 “친박 계파의 수장(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됐는데 어떻게 계파가 있을 수 있느냐”며 “그건 말장난”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당 기준으로 하면 90%가 ‘친홍(준표)’”이라며 “안 친한 사람은 한 10% 있다”고 덧붙였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원내 일에도 관여하겠다는 의미 심장한 발언도 했다. “현재 원내대표는 제가 당 대표 되기 전에 (당선)했기 때문에 그간 원내 일에는 관여 안 했지만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패널이 “원내 일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냐”고 되묻자 홍 대표는 “같이 하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당 일각에선 ‘복당파 후보를 지원 사격해 당선시킨 뒤 원내 일에 관여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홍 대표는 자진 탈당 권유 징계를 거부해 제명 절차가 남은 친박 핵심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을 두고는 “자연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일주일 만에 ‘페이스북 정치’도 재개했다. 이날 올린 글에서 “연말에 신보수주의 선언으로 정책 혁신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보수 우파 재건’의 의지를 밝혔다. 홍 대표는 “흔들리지 말고 좌절하지도 말고 오로지 새로운 자유한국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당원동지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홍 대표가 사실상 힘을 실어준 김성태 의원은 이날 ‘토크 콘서트’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예산안 처리와 관련한 의원총회가 진행 중이었지만, 김 의원의 출마선언 행사장에는 2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고질적인 계파주의를 청산하고, 분열주의와 완전히 결별하는 야당, 보수혁신의 중심에 서서 보수 통합의 중심이 되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이 정권이 앞으로는 웃는 얼굴로 협치를 부르짖으며 뒤로는 정치보복의 섬뜩한 칼을 들이대도 우리 안에서 조차 반목과 갈등으로 혁신과 화합을 이루지 못해 맞서 싸우지 못하고 있다”며 ‘야성의 회복’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친홍계’로 분류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25년 동안 노동운동으로 생존 투쟁의 처절함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라며 “특정 계파나 정치인에게 제 정치적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원내대표 경선 판도는 사실상 ‘복당파 대표 후보’인 김 의원과, 출마 시기를 조율 중인 홍문종ㆍ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후보, 여기에 중립지대 단일 후보의 3파전 양상으로 갈래를 탔다. 복당파는 1차투표 때 과반 득표로 승부를 내지 못하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결선투표에 친박 후보나 중립 후보가 올라갈 경우엔 범친박계나 중립지대 표가 이들 후보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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