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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정보 백업ㆍ공유하는 미국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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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정보 백업ㆍ공유하는 미국 은행들

입력
2017.12.04 18: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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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수십 개의 미국 은행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대비해 금융소비자의 정보를 백업ㆍ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해킹 위협이 갈수록 고조됨에 따라 이른바 ‘최후의 날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민간 시스템에 크고 작은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합류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은행가에 유사시 고객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 위해 미리 데이터를 백업해두는 최후의 날 프로젝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경영진 출신 인물들이 주도한 이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안전 피난처(Sheltered Harborㆍ이하 피난처 프로젝트)’다. 올해 초 시작된 피난처 프로젝트에 현재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거대 은행부터 지역 중소 은행까지 가입해, 정보가 저장된 계좌만 4억개에 달한다.

프로젝트의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가입 기관은 정해진 형식에 따라 정기적으로 고객 정보 등 계좌 관련 데이터를 백업 파일로 가공한 뒤 이를 프로젝트가 관리하는 ‘데이터 금고’에 보관한다. 은행 규모에 따라 250~2만5,000달러(약 27만원~2,72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후 해당 은행이 사이버공격을 당해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48시간 내에 다른 은행이 백업된 데이터를 대신 활용해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피난처 프로젝트는 점증하는 사이버공격 위협으로 인해 작은 공격에도 은행가 전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했다. 새로운 사이버공격의 경우 아예 계좌 정보 일부 또는 전체를 삭제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은행조차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지난 9월만 해도 신용정보 업체인 에퀴팩스가 사이버공격을 당해 1억4,3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정보기술 전문가인 스튜어트 매드닉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이때까지 사이버해킹에 대해 신용카드 도난 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앞으로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핵공격’ 급의 파괴력을 지닌 위험이다”고 경고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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