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소식받고, 모임 갖고
후원 통해 의원들과 소통 강화
“정치권 계속 지켜본다” 메시지
후원내역 실시간 미확인 개선을
정치후원 문화는 ‘촛불 정신’으로 대표되는 직접 민주주의 정신의 연장과 확장이라는 점에서 보다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을 하면 그 사람의 의정활동 등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비판과 견제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의 후원 여부에 따라 정치인의 성장과 쇠퇴도 자연스럽게 결정될 수 있다. 촛불을 들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알렸다면, 후원을 통해 “아직 우리가 정치권을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 수원에 사는 김모(44)씨는 “촛불 집회 참여로 정치가 우리의 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뭔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나 고민하다가 정치후원을 시작했다”며 “후원 이후 해당 의원의 의정활동 정보가 오고, 그를 중심으로 국회와 정치가 돌아가는 것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어 광장에 모이지 않아도 촛불을 다시 들고 있다는 성취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은 후원 액수와 상관없이, 후원금을 낸 시민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의정활동 소식을 알린다. 상대적으로 소통에 강한 20대 초선 의원들은 오프라인에서 후원자들과의 모임도 자주 가지며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기도 한다. 최근 후원자 20여명과 저녁 식사 자리를 따로 가진 한 초선 의원은 3일 “현장에서 후원자들을 만나면 그들의 높은 시민 의식과 따끔한 지적에 많이 놀라게 된다”며 “별로 한 것도 없이 법안에 이름만 걸친 것인지, 상임위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게 노력했는지 등을 알고 따끔한 지적을 하기도 하는데 한국 정치가 정말 많이 변하고 있구나 깨닫는다”고 말했다.
선관위를 통해 정당으로 들어오는 기탁금과 관련된 정치권의 소통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추미애 당 대표까지 SNS 홍보 동영상에 나와 기탁금 후원을 유도해 관심을 끌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가 열연한 동영상이 인기를 끈 이후 당 기탁금이 상당히 늘고 있다”며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이 개인의 정치적 호불호와 연관된다면, 당에 대한 기탁은 큰 틀에서 정치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이라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후원 내역이 즉시 확인되지 않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손모(35)씨는 “후원을 한 뒤 실시간으로 내 돈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고, 어떻게 쓰였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며 “연말에 회계 보고할 때 전체 내역은 나오지만 그걸 일부러 찾기는 힘들다. 조금 더 실시간으로 후원금 사용 내역이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 정치후원금 내역 공개를 좀 더 투명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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