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구름이 잦으면 비가 오는 법”
외무성도 성명… “트럼프패 핵전쟁 구걸”
내부선 축포 쏘며 ‘핵 완성’ 자축 분위기
김정은, 미사일발사車 타이어공장 시찰
북한이 4일부터 이례적 대규모로 실시되는 한미 연합 공중전 훈련을 겨냥해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집회를 열고 축포를 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자축하는 분위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전쟁부나비들의 어리석은 침략광기’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F-22, F-35A, F-35B 등 3종의 스텔스 전투기 등 항공기 수백대와 병력 수만명이 참가하는 올해 한미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가 전례 없이 대규모라는 점을 지적하며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핵전쟁 발발 국면에로 더욱 바싹 몰아가는 위험한 도발 망동”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한미 해상훈련에 자국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등 최근 미국이 시행한 일련의 대북 압박 조치들을 거론한 뒤 “구름이 잦으면 비가 오는 법”이라며 “적들이 벌려놓으려는 연합 공중훈련은 순간에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는 뇌관으로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더불어 신문은 “미국과 그 주구들의 침략전쟁 광기는 우리가 자위적인 전쟁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온 것이 천만 번 옳았다는 데 대한 명백한 입증”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은 우리를 겨냥한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소동이 자멸을 앞당기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북한 외무성이 해당 훈련을 비난하는 대변인 성명을 냈다. “지금 트럼프패가 조선반도에서 위험천만한 핵도박을 벌려놓으면서 핵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며 “국가 핵무력의 사명은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침략과 공격을 억제ㆍ격퇴하고 침략의 본거지들에 대한 섬멸적인 보복 타격을 가하는 데 있다”고 협박했다.
한미 공군은 4~8일 밤낮으로 F-22 6대 등 한미 항공기 230여대가 투입되는 비질런트 에이스 연습을 한국 상공에서 진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사상 최강 전투기’로 평가되는 미 전략 무기 F-22 6대가 한꺼번에 한반도에 오는 것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정권은 ‘화성-15형’ 발사와 핵무력 완성 선포를 계기 삼아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국가 핵무력 완성과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을 빛나게 실현한 대승리를 경축하는 국민연환대회가 1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대회가 끝나고 대동강변에서는 화성-15형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관영 매체들은 발사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5형의 이동식발사차량(TEL) 타이어를 생산했을 것으로 보이는 자강도 만포시 압록강타이어공장을 시찰했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현장에서 김정은은 “(공장 노동자들이)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해 나갈 때 이 세상 점령 못할 요새가 없고 뚫지 못할 난관이 없다는 것을 실천으로 증명해 주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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