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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잉크도 마르기 전 법인세율 22% 불쑥 거론

입력
2017.12.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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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협의회 조율 결과 주목

세제개혁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2일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세제개혁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2일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원에서 감세안이 통과된 지 몇 시간 만에 법인세율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통과한 하원 안과 이날 처리된 상원 안 공히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행 35%에서 20%로 낮추는 것으로 돼 있는 가운데 불쑥 ‘22’%'라는 수치를 언급,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을 방문, 2020년 대선 캠페인 모금을 위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 폭과 관련해 “22%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하원이 통과시킨 대로) 20%가 될 수도 있다”며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보자”고 여운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최고세율 22%도 수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세제개편 구상에 중요한 변화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언급했다”며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법인세율에 대해 얼버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인세율 20%’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설정해놓은 수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지난 9월 말 발표한 세재 개편 구상에서 ‘법인세율 20%’를 제시하면서 “처음부터 내 목표는 20%였다. 20%에 도달하기 위해 15%에서 시작했던 것”이라며 “20%는 완벽한 수치이자 레드라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공화당 내에서는 가족에 대한 세금 우대 조치를 강화하는 대신 법인세를 22%로 하자는 건의가 지도부에 올라갔지만, 지도부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대로 20%를 고수했다. WP는 “법인세 1%는 지난 10년간 세수에서 약 1,000억달러 차이를 가져올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갑자기 ‘법인세 22% 카드’를 언급한 배경에 대해 별도로 설명하진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이번 감세안이 상대적으로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혜택에 치중돼 있다고 우려하는 것과 맞물려 복잡한 셈법이 가동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상·하원이 향후 ‘양원 협의회’에서 상원 안과 하원 안을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단일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법인세율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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