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사유는 거짓말 때문…플린 ‘유죄 진술’ 걱정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불려온 마이클 플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의 기소와 관련, “정권 인수기에 그가 한 행동들은 합법적인 것이었다. (기소는) 창피스러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 기소 이후 공식적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논란이 됐던 플린 전 보좌관의 정권 인수 기간 러시아 접촉 자체 등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차단막을 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숨길만 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을 방어했다”고 보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전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 ‘유죄답변거래(플리바긴)’를 통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관계자로부터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해 파문이 일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지목한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내가 플린을 해임해야 했던 것은 그가 부통령과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는 이러한 거짓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 2월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내통 의혹 속에 취임 25일 만에 낙마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됐을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거짓 해명을 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플린 전 보좌관이 FBI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키슬랴크 전 대사와의 접촉에 관해 허위진술을 한 혐의를 인정한 것 등과 관련해 “플린이 수사관들에게 뭐라고 진술할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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