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심정지, 레드-화재, 블랙-재해
대형 대학병원 외래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심심치 않게 ‘코드블루’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암호명처럼 들리지만 코드블루는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의료진 출동을 명하는 응급코드다. 이처럼 병원에서는 색깔별로 응급코드를 설정해 응급상황에 대처한다.
지진 등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코드 블랙’이 발동된다. 코드블랙일 경우 창문이 닫혀져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해제경보가 발령될 때까지 창문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아동유괴가 의심스런 상황이 발생하면 ‘코드 핑크’가 발동된다. 코드 핑크가 내려지면 병원 보안인력이 신고현장으로 출동해 상황파악에 나선다. 병원에 유해물질이 살포되면 ‘코드 오렌지’가 내려진다.
‘코드 레드’는 병원에 화재가 났을 때 발동된다. 화재를 발견한 사람들은 “불이야”라고 소리치고, 비상벨을 작동시켜야 한다. 화재가 병원 상황실(안전관리실)에 신고 되면 병원 자위소방대가 출동해 환자와 보호자를 대피시키고, 화재를 진압한다.
응급실, 병동, 외래 등에서 위협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코드 퍼플(purple)’이 내려진다.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들은 위험인물 발견 시 개인응대를 자제하고 병원 상황실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병원에 따라 ‘코드 그레이(gray)’가 위험인물 발생을 알리는 응급코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코드 퍼플은 병원에 폭탄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알리는 응급코드로 이용되기도 한다. 모든 응급상황이 종료되면 일상복귀를 알리는 ‘코드 클리어’가 내려진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ㆍ입원환자, 보호자, 면회객, 의료인력 등으로 붐비는 것이 대학병원 현실”이라며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응급코드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병원, 응급상황별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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